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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SK에코플랜트, 친환경·주택 공존 딜레마

전년대비 정비사업 수주 '껑충'…하이엔드브랜드 론칭공격적 M&A로 부담…IPO 대비 현금확보․몸값띄우기친환경 매출 비중 10%미만 그쳐…수주경쟁력도 의문

입력 2022-08-18 13:58 | 수정 2022-08-18 14:47

▲ SK에코플랜트 사옥.ⓒSK에코플랜트

지난해 사명에서 '건설'을 빼고 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가 본업인 주택사업에 다시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폐기물 재활용, 연료전지 등 친환경 신사업 확장과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되자 이를 주택사업을 통해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친환경사업의 경우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고 기존 주택사업은 서울에서 수주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잖아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1조원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DEFINE)'을 출시하는 등 몸값 띄우기를 위한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8월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9819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의 수주액인 4263억원보다 두배 이상 많은 액수다.

그동안 이 회사는 연료전지, 폐기물 처리·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 확대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주력한 탓에 주택부문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 회사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018년 8071억원을 기록한 뒤 2019년 6052억원, 2020년 6410억원, 2021년 4263억원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수주를 늘리는 한편 리모델링 부문에도 처음 진출하는 등 주택사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1월 인천 숭의동 현대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과 효성뉴서울아파트구역 재건축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포항 용흥4구역 재개발,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 소규모재건축 등의 사업권을 따냈다. 이 중 삼성1차 소규모재건축은 이 회사가 한강변에 조성하는 첫 아파트 단지다.

또한 경기 용인시 도담마을7단지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수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창사 이래 첫 번째 리모델링 단독 수주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 론칭은 기존의 주택사업 강화를 향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의 의지를 보여준다. 

새 브랜드는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과 서울 노량진 2·7구역 재개발,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향후 드파인 브랜드 적용 여부는 사내 브랜드 심의위원회가 입지, 규모, 상품,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규 브랜드 출시를 두고 타 건설사들의 고급화 전략에 밀리지 않기 위한 대응책으로 보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신사업 확장으로 인한 재정적 손실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현재 10대 대형 건설사 중에선 SK에코플랜트 외에 현대건설(디에이치)과 DL이앤씨(아크로), 포스코건설(오티에르),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르엘) 등이 5곳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오는 2023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기업가치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서는 주력사업의 외연 확장과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다. 

박경일 대표는 SK그룹 내 M&A 전문가라는 별명 답게 친환경사업 확대를 목표로 최근 2년간 환경플랫폼 기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전문기업 테스,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 등 굵직한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기업인수 및 지분 확보에 쏟아부은 예산만 약 3조1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친환경사업은 수익 전환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재정 손실분을 만회할 캐시카우가 필요하고, 이에 뒤늦게 주택 부문 강화에 나선 것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1조원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6월 4000억원 규모의 상장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고, 7월에는 6000억원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바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1조원의 현금은 친환경 사업 투자로 차입 규모가 크게 확대된 SK에코플랜트의 재무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친환경이든, 주택이든 특정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기업 정체성이 희미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02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8%를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는 2.69%p(포인트) 증가했지만 매출 비중이 높다고는 볼 수 없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34.9%를 차지한 건축주택 부문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9월 제기6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이후 약 2년간 서울 내 정비사업에서 수주 실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7월에야 1017억원 규모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 재건축의 사업권을 따내며 체면치레를 했다. 

회사 관계자는 "특별히 친환경사업에 집중하느라 서울 내 수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서울을 제외한 지방 정비사업에서는 꾸준히 수주 실적을 내왔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내 정비사업 수주는 사업성과 상징성이 큰 만큼 향후 수주경쟁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서울과 수도권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간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라 후발주자들이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회사 측은 환경 및 에너지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올해 말 부채비율이 300% 초반대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573%에서 올해 2분기 336%로 감소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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