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0대건설 중 19곳 '인증'…대형사 제외하면 '9곳'100위권내선 대보건설 등 5곳 인증…사업부진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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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경영의 핵심요소로 부상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남성위주 보수적 성향이 짙은 건설업계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중인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에 중견건설사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 부진 및 유동성 리스크 장기화로 제도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11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40대건설사를 대상으로 '가족친화기업 인증' 현황을 직접 분석한 결과 인증에 통과한 기업은 19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위 10대 건설사의 경우 모두 인증을 받았고 중견건설사로 불리는 상위 11~40대 건설사 중에서 인정받은 곳은 9곳에 불과했다.가족친화기업 인증은 여성가족부가 2008년부터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을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해당인증을 받은 기업은 조달청이나 지방자치단체 입찰참여시 가점을 받게 된다.먼저 중견건설사 30곳 중에는 △호반건설(12위) △DL건설(13위) △두산에너빌리티(14위) △코오롱글로벌(19위) △신세계건설(33위) △호반산업(35위) △HJ중공업(36위) △효성중공업(39위) △SGC이앤씨(40위) 9개사가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순위권밖 100대건설사의 인증현황을 보면 획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상위 41~100대 건설사 중에선 △대보건설(53위) △원건설(82위) △이수건설(85위) △대림(88위) △화성개발(93위) 단 5곳만 해당 인증을 받았다. 이외 건설업종에선 한미글로벌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보유중이다.전년동기 상위 11~100대 건설사 가운데 가족친화기업 검증을 받은 기업이 △DL건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SGC이앤씨 △대보건설 △이수건설 등 6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총 8곳이 늘었다. 하지만 업계안팎에선 여전히 이들의 인증 참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은 총 6502곳으로 전년 5911개보다 10%가량 늘어났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4552개로 전체 70.0%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어 공공기관 1166개(17.9%), 대기업 784곳(12.1%) 순이었다. -
- ▲ 아파트 건설현장ⓒ연합뉴스
연구에 따르면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의 육아휴직 이용률은 미인증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친화인증기업의 20대~40대 여성 근로자 육아휴직 이용률은 8.9%로 미인증기업의 6.4%보다 높았다. 20대~40대 남성 육아휴직 평균 이용률의 경우에도 인증사업체는 2.2%였지만 미인증업체는 1.6%였다.출산휴가 사용률도 인증기업이 더 높았다. 특히 중소기업으로 한정할 때 인증기업의 여성 출산휴가자 비율은 미인증업체에 비해 약 2.4%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배우자출산휴가자 비율도 약 2.5%p 높았다.일각에서는 지속되고 있는 인력난에 실적부진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건설사들에게 있어 인증제도는 '그림의 떡' 이라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남성직원 비율이 훨씬 높고 타업계대비 조직문화가 덜 유연한 업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최근 중견·중소건설사들이 휘청거리고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생존이 더 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중견사들 자금난이 복리후생 저하와 그에 따른 고급인력 수급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조달청이 가족친화인증기업 인증을 받으면 입찰에서 가점 2점을 부여하고 있던 것에 더해 일생활균형우수기업 인증시 2점을 추가 부여한다고 발표하면서 지나치게 대기업에 유리한 상황이 됐는데 향후 양극화 해소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