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차입금, 6년새 최대 등 주요 건전성 지표 '악화'원자재 쇼크-분양 장기화 등 원가 부담에 영업성적도 '뚝'미청구공사-미분양 등 리스크도 확대… 시평 또 떨어질 수도
  • ▲ 서울 서초구 소재 한신공영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서초구 소재 한신공영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한신공영이 자체사업 재개로 토지 확보 등 자금 조달에 따른 차입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부동산경기 침체까자 겹치면서 영업실적이 저하됐다. 또한 잠재리스크로 꼽히는 미청구공사와 준공후미분양이 늘면서 리스크로 작용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가 5단계 하향 조정된 가운데 내년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우려된다.

    18일 한신공영의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차입규모는 7558억원으로 최근 6년새 가장 높았다. 직전 5년(2017~2021년) 평균치는 3760억원으로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차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같은기간 자본금이 꾸준히 확충됐지만 차입금의존도 역시 직전 5년 평균 80.6%를 크게 웃도는 110%를 기록했다. 

    한신공영은 과거 대규모 손실 인식이후 채산성이 우수한 자체분양사업의 공급 확대와 분양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자본금이 2015년 1877억원이후 7년 연속 증가해 올해 681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차입금 확대폭이 상대적으로 가팔라지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 규모 역시 직전 5년 평균 1조3165억원에 비해 21.9% 늘어난 1조6062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보다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아 부채비율도 5년 평균 301%에서 235%로 소폭 개선됐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198%에 비해서는 37.4%p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등 부채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도 5년 평균 998억원에 비해 68.0% 증가한 1677억원을 기록했다. 차입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비용 역시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익 창출에 크게 이바지한 주요 자체분양사업 현장들의 준공과 신규 자체사업장의 분양지연 및 판매관리비 부담 등으로 매출 감소와 더불어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상반기 1.29배, 올해 상반기 1.27배로 2년 연속 1배 수준을 유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1배 미만일 경우에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되고, 3년 연속 지속할 경우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여겨진다.

    차입 규모 증가뿐아니라 부진한 영업실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한신공영은 4년만에 대규모 자체사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2월 첫 사업으로 대전 한신더휴 리저브(418가구)를 공급했고 11월말에는 최대 사업장인 경북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2156가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대구·경북지역에 불어닥친 미분양 리스크로 18일 현재까지 잔여 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이에따른 판관비 증가뿐만 아니라 올들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더뎌진 공사진행률, 철근·시멘트 등 건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 역시 가중된 상태다. 실제 상반기 원가율은 90.3%로 직전 5년 평균 89.5%에 비해 악화됐고 영업성적 역시 부진 했다.

    상반기 매출은 6319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8754억원에 비해 27.8%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599억원에서 213억원으로 64.4% 감소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473억원에서 123억원으로 3분의1로 쪼그라들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국내 주택경기의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향후 분양성과에 연계한 영업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당분간 자체사업 추진에 따른 용지 매입 등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기분양 현장의 입주실적, 신규 사업의 분양 실적에 따라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건설업계 잠재 리스크로 꼽히는 미분양 물량과 미청구공사까지 늘어난 상태다. 악화한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더 가중될 수도 있는 셈이다.

    과거 건설업계 잇단 '어닝쇼크'를 일으켰던 미청구공사는 건설사들이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대금으로, 매출채권보다 회수 가능성이 떨어져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상반기 미청구공사 규모는 966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756억원에 비해 27.6% 늘어났다. 지난해 502억원에 비해서는 92.3%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46억원의 두 배가 넘는 만큼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주택 및 상가 물량도 직전 5년 평균 117억원을 웃도는 127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9억원에 비해서는 65배 뛴 수준이다.

    준공 후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잔여 물량이 방치될 수도 있는 만큼 해당 단지의 시세는 물론, 건설사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악화한 재무건전성, 부진한 영업실적 그리고 잠재 리스크 확대 등으로 시평순위까지 하향 조정됐다.

    올해 시평순위를 보면 한신공영은 지난해 20위에서 다섯 단계 내려앉은 25위에 랭크됐다. 2015년 28위 이후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시평액에는 공사실적 외에 경영평가액도 포함되는 만큼 앞선 우려들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에는 더 낮은 곳에 위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