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6000억 영구채 1.2조 몰려금리 4.9~5.3%에도 9000억 증액 발행조달비용 급상승… 7%대 대출금리 눈앞
  • ▲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 상담 창구에 안심전환대출 안내문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 상담 창구에 안심전환대출 안내문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모집하는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투자자들이 안정자산으로 꼽히는 은행 채권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최근 진행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1조211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달 초 IBK기업은행이 6000억원 규모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데 이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거대 금융지주가 같은날 영구채 발행 수요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자칫 수요미달이 나지 않을까 했던 우려는 기우가 됐다. 예상보다 많은 수요에 KB금융은 신고금액인 3350억원에서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도 27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렸다.

    금리부분에 있어서도 두 금융지주 모두 선방했다. KB금융은 5년콜 연 4.9%, 7년콜 5.15%, 10년콜 5.30%로 결정됐다. 신한금융은 5년콜 연 4.93%, 7년콜 5.15%로 확정됐다. 전일 국고채금리 종가 기준으로 스프레드는 176bp~ 198bp 수준이다.

    안정자산인 은행 채권에 투자자들이 몰리는데는 채권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아웃' 판단이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기침체 우려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것도 주효했다.

    다만 은행들이 수신영업 보다 채권발행으로 자금조달 경로를 선회함에 따라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채권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수신 자금에 비해 비용이 비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달 늘어난 정기예금 작액은 28조56억원 불어났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6조4599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 중반대까지 오르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몰려간 것이다. 반면 조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요구불예금은 7월 한달간 36조6033억원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이 5%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시중 대출금리는 7%대를 뚫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기준 가계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를 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조달비용도 크게 늘어 대출금리로 전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