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상반기 합산 영업익 1.9조 ‘역대 최대’고환율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폭증실적 성장세도 둔화 예상…M&A 성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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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올 상반기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화물사업 호조와 해외 여행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화물 매출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함께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은 6조1376억원, 영업이익은 1조52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9%, 374.3% 각각 증가했다. 고유가·고환율 악재에도 여객수요의 점진적 회복과 화물사업 선전에 힘입어 성장을 이뤘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 매출이 2조55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9%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3882억원으로 364% 급증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환율 영향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며 당기순손실액이 915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단연 화물 매출이다. 자동차·반도체·전자 설비·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함께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프로젝트성 제품이 효자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2분기 2조171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화물 수송(FTK)이 1년 전보다 줄었지만, 화물 운임(Yield)이 52.9% 급등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화물 매출이 전년보다 16% 늘어난 8183억원을 달성,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하반기 화물사업 피크아웃 우려와 함께 이들 항공사 실적은 성장세가 다소 꺾일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급증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2조원, 내년 1조4000억원 등 예년보단 많은 이익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화물 업황은 여전히 대단히 호황이지만,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선진국 유통업체들의 재고 축소 움직임과 항만 정체의 완화, 여객기 운항 재개에 따른 가용 화물칸 증가 등으로 항공사들의 적재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지난 4분기를 고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다”며 “여객기를 통한 밸리 카고(여객기 화물 수송) 공급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3분기에도 화물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과 별개로 2분기 양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갈렸다. 대한항공의 6월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52.6%로 지난해 말 275.4% 대비 22.7%p 낮아졌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6.2%에서 41.7%로 4.5%p 개선됐다. 현금성자산도 올 들어 1조원 이상 늘어 4조779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6월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3068.4%로 올 들어 937%p 높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60.3%로 여전히 위험수준을 나타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부채비율이 6554.6%로 올 들어 4528.5%p 급증했다. 고환율 기조와 함께 4조8664억원에 달하는 외화부채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악화는 대한항공과의 빅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인수합병(M&A)의 조속한 마무리가 요구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6개 국가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운영하며 연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