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합자회사 통해 50억원 투자폐배터리 사업 협력 가능성도 ‘솔솔’미주지역 소싱 및 공급 등 협업 논의 중
-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이 승승장구하면서 투자에 나섰던 현대코퍼레이션도 적잖은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은 물론이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 기반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최근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50억원 예치를 마무리 지었다. 해당 합자회사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지난해 11월 KCA파트너스와 세운 벤처금융이다. 당시 현대코퍼레이션은 50억원을 출자해 합자회사 지분 약 50%를 확보한 바 있다.해당 합자회사는 총 111억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28만1952주를 확보했다. 지분율 3.06%(공모 후 2.37%)로 82억원을 넘는 금액이다. 단순 계산 시 취득가격은 주당 3만 원대로 점쳐진다.최근 성일하이텍이 약진하면서 현대코퍼레이션은 짭짤한 수익을 누리게 됐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 설립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 전동공구 등에 포함된 2차전지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한다.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배터리용 이차전지의 주요 원재료이자 희귀금속인 코발트, 니켈, 리튬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 성일하이텍의 배터리 재활용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실제 성일하이텍은 지난 7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2269.7대1)을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참여한 투자자 중 97.4%가 공모가 상단(4만75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고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을 넘어선 5만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경쟁률 1207 대 1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 약 20조원을 모았다.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성공적 데뷔 후에도 성일하이텍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향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돼서다. 실제 22일 성일하이텍의 종가는 9만8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97% 오른 수준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성일하이텍에 간접투자를 하는 형태인 만큼, 성일하이텍의 주가가 오를수록 현대코퍼레이션의 평가이익도 늘어나게 된다. 합자회사는 투자한 금액의 2~3배에 달하는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현대코퍼레이션의 성일하이텍 투자는 시세차익은 물론 사업적 협력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성일하이텍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폐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리사이클 사업 및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바 있다. 폐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회사 차원에서 신사업 육성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 진출이 유력하다.동시에 현대코퍼레이션이 대부분 사업분야에서 현대제철과 현대자동차 등 범 현대가와 비즈니스 하고 있다는 점도 성일하이텍과의 사업적 협력 가능성을 높인다.성일하이텍은 최근 2000만달러(한화 약 265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스티븐스카운티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인근에 SK온의 배터리 공장이 있는데다 현대자동차도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 공장을 세우기로 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제품 판매에 유리할 것이란 예상에서다.실제 현대코퍼레이션과 성일하이텍의 미주지역에서의 폐배터리 소싱 및 공급 등 협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업계 관계자는 “성일하이텍이 투자를 받을 때 현대코퍼레이션이 참여한다는 것과 관련 여러모로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이 전도유망한 만큼 현대코퍼레이션도 밸류체인 합류를 통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