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후 현장경영 행보… 다음 행선지 '美 테일러'재판 없는 추석 연휴 맞춰 출장 가능… 착공식 준비 완료美 생산기지 확대 속 소통창구 마련 필수… 이 부회장 美 외교활동 나설듯
  • ▲ 지난 19일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 지난 19일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복권 이후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달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2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방문할 수 있는 내달 추석 연휴즈음 테일러 공장의 착공식을 거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이 내달 현장경영의 일환으로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2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복권과 동시에 국내 사업장 곳곳을 방문하며 현장경영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복권 후 첫 일정으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을 찾아 DS부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어 전날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부회장이 다음달에는 미국 출장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테일러시 파운드리 2공장 착공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테일러 공장은 이미 착공식 준비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는 건설현장에서 일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취업 박람회를 열고 본격적인 공장 준공을 위한 나머지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앞서 일각에서는 테일러 공장 착공식이 이미 충분히 열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참석을 추진하기 위해 일정 조율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미국에 방문할 수 있는 시점으론 내달 10일 전후에 걸친 추석 연휴 때가 강력하게 거론된다. 이 시기엔 이 부회장이 출석해야 하는 삼성물산 부정회계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당합병 혐의 등의 재판이 열리지 않아 미국 출장을 떠나기에 적기로 꼽힌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착공식도 이 시기에 맞춰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부회장의 참석도 가능해진데 더불어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가 '반도체법' 통과를 결정하면서 확신하기 어려웠던 테일러 공장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이 사실상 확정돼 제대로 된 착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법안 통과 전엔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에서 인텔이나 마이크론 등 자국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외국 기업으로 생산공장 투자에 나선 삼성의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테일러 공장 착공에도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이 미국에 가게 되면 테일러 공장 착공식 뿐만 아니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당장 미국의 주도로 결성을 앞두고 있는 '칩4(Chip4)'에 참여 여부를 두고 우리 정부가 예비회의 참석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기업인 입장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나 글로벌 협업에 관련한 의견을 내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실타래를 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미국에서 한국 반도체와 삼성전자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인물을 물색하고 관련 조직도 정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 자체적으로 미국에서 민간 외교관 활동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앞으로 미국에서 확대되는 반도체 생산 등 사업 계획을 고려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방정부 등과 면밀하게 소통을 이어갈 창구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