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 모델 '니로 플러스' 비중 출시 이후 꾸준히 높아져2025년 독자 플랫폼 기반 PBV 모델 출시, 협업 이어가경쟁사 시장 선점 경쟁 치열해져, 패권 쥘 가능성은 충분
  • ▲ 택시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니로 플러스 ⓒ연합뉴스
    ▲ 택시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니로 플러스 ⓒ연합뉴스
    기아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PBV 1위 기업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니로 플러스’, ‘레이’의 1인승 밴 모델 등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PBV 시장 조기 대응에 나선다. 이후 화성에 PBV 전용공장을 신설하고 2025년까지 독자 플랫폼을 개발해 PBV 전용 차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PBV는 기존 운전자(소유자) 중심의 설계에서 더 나아가 사용 목적에 초점을 둔다. 예컨대 같은 플랫폼 기반에서도 여객, 물류, 레저 등의 목적에 따라 실내 공간을 유연하게 바꿔 수요에 대응하는 식이다.

    기아가 PBV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포화 상태인 승용차 시장과 비교해 PBV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 PBV시장이 글로벌 신차판매량의 25%인 연평균 2000만대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BV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카 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 등 전통적인 차량의 소유 개념이 모빌리티 이용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스마트 물류 서비스의 수요가 높아진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 올해 초 출시한 레이 1인승 밴 모델 ⓒ기아
    ▲ 올해 초 출시한 레이 1인승 밴 모델 ⓒ기아
    실제로 기아의 첫번째 PBV 모델인 니로 플러스는 앱 미터기, 디지털 운행 기록계 등을 내장해 택시업계의 이목을 끌며 지난 5월 출시 이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가 공개한 판매자료를 살펴보면, 니로 라인업의 국내 전체 판매량 중 니로 플러스의 비중은 지난 5월 7.0%에서 6월 23.5%, 7월 32.0%, 8월 35.8%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시트를 제거한 레이 1인승 밴 모델도 기아의 PBV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기아는 지난 1일 출시한 신형 레이에서도 밴 모델의 판매를 이어간다. 넉넉한 적재공간을 통해소규모 물류 사업자나 레저족들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PBV분야 특성상 대규모의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 되는 B2B 비중이 큰 만큼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지난 4월엔 쿠팡, 7월에는 CJ대한통운과 MOU를 체결하고 물류 사업에 최적화된 PBV 모델을 개발·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경쟁사들도 앞다퉈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PBV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산하브랜드 브라이트 드롭은 페덱스, 월마트와 같은 공룡 기업과 손잡고 배송 등에 특화된 상용 전기차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도 아마존에 2030년까지 전기 밴 10만대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아가 PBV 분야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삼고 전용공장을 짓는 등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을 고려하면, 향후 글로벌 PBV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아가 향후 글로벌 PBV 업체로서의 비전을 선언하고,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본다”며 “PBV 시장의 잠재력이 아직 풍부하기 때문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다면 향후 충분히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