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목소리 바탕 폴더블 폼팩터 장점 극대화"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 연구 지속… 고객 경험 우선""기술 혁신-협력 통해 폴더블 대중화 실현해 나갈 계획"
  • ▲ 삼성전자 MX사업부 최원준 전략제품개발팀장(부사장)ⓒ삼성전자
    ▲ 삼성전자 MX사업부 최원준 전략제품개발팀장(부사장)ⓒ삼성전자
    [베를린(독일)=조재범 기자]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폰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그간의 노력과 개발 스토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9년 4월, 세계 최초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매체로부터 '뭔가를 접고 싶다면 핫도그나 접으라'는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공식 출시 전 리뷰에서 디스플레이와 힌지(경첩)에서 제품결함이 생겨서다.

    그러나 3년 후 이런 상황은 180도 뒤바꼈다. 삼성 폴더블폰은 대중화에 성공하며 글로벌 폴더블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 ΄갤럭시 Z 폴드4∙플립4΄는 업그레이드된 성능과 소비자 개인의 요구에 최적화된 사용성을 제공해 폴더블 카테고리를 더욱 넓혔다.

    폴더블 시장은 삼성전자가 2019년 처음 선 보인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75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2025년 자사 플래그십 전체 판매 비중의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폴더블 폼팩터가 갖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춰 지속적으로 노력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최원준 전략제품개발팀장(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혁신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된 폴더블은 유연하면서도 강하고 대 화면으로 높은 생산성을 제공하면서도 휴대성을 유지해야 하는 등 수많은 역설을 극복해야는 과제였다"며 4세대까지 삼성전자가 어떤 철학과 바탕으로 해당 제품을 개발을 해왔는지 밝혔다. 

    Z폴드4는 펼쳤을 경우 대 화면을 통한 멀티미디어 시청과 생산성 경험이 극대화되는 제품이지만, 이를 접었을 때는 한 손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이런 폴더블의 특성상 힌지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힌지는 단말을 접었다 펼쳤다 할 수 있게 해주고 폴더블만의 ΄플렉스 모드(Flex mode)'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4세대 폴더블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개발 혁신을 추진해 힌지의 내구성과 성능을 향상시켰다. Z폴드4에 적용된 슬림 힌지는 더욱 컴팩트한 구조와 디자인으로 무게가 전작 대비 15% 감소했다.

    특히 구조 최적화를 통해 필요 부품을 약 60%까지 감소했고, 제조 공정의 복잡도를 낮춰 대중화에 필요한 대량 생산을 보다 용이하게 했다.

    이러한 슬림 힌지는 단말기 활용도에도 영향을 주는데 최종적으로 기기의 폭을 유지하면서도 커버 스크린을 2.7mm 넓게 키워 스크린 사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 힌지와 디스플레이 구조 변경이 무게에도 영향을 미쳐 Z폴드4 무게는 총 263g으로 Z폴드2보다 19g, Z폴드3 대비는 8g이 감소했다.

    Z폴드4와 플립4는 더 많은 사용자가 일상 생활 속에서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했다. 4세대를 거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개발한 것이 디스플레이 내구성이다.

    스크래치에 더욱 강한 소재를 원하는 사용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연하면서도 강한 초박형 유리인 UTG(Ultra Thin Glass)를 Z폴드2에 처음으로 적용했으며 이후 더욱 정교해진 첨단 제조공정을 통해 높은 품질의 UTG를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Z폴드4는 이런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구조를 더욱 최적화했으며 이를 통해 제품 무게는 낮추면서도 패널 내구성을 전작 대비 45% 가까이 개선시켰다. 내구성 확보를 위해 또 하나 반드시 극복해야하는 과제는 IPX8 방수 지원이었다.

    화면이 항상 열리고 닫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특성상 이를 여닫기 위해 힌지에 일정 부분 갭이 존재하며, 이 갭 사이로 수분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스마트폰은 단말을 빈틈없이 방수 처리해 수분이 유입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방법을 택했으나 폴더블은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힌지 내부의 메탈부는 방수 특성을 지니는 물질로 특수 처리를 진행했고 폴더블의 좌우 회로 배선 연결에도 방수 특성을 지니는 새로운 소재를 적용했다.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 플러스(Corning® Gorilla® Glass Victus®+)와 아머(Armor) 알루미늄 등의 강화 소재를 적용해 외관 내구성도 높였다.

    Z폴드의 고유한 장점인 대 화면의 몰입감과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주요 과제였다. Z폴드는 2개 이상의 앱을 동시에 띄워 사용하는 등 스마트폰 대화면 사용성에 혁신을 가져온 제품이다. 이런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메인 디스플레이의 가로를 3mm 더 넓게 개선해 화면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강력한 대화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Z폴드4에 적용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nder Display Camera)'도 개선했다. 기존 군집형에서 분산형으로 픽셀 구조를 변경해 컨텐츠를 시청할 때 카메라홀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시인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와 함께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대 화면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S펜이다. Z폴드3에서 S펜이 처음으로 지원되기 시작했는데 디스플레이 패널 밑에 S펜의 자기장을 인식하는 디지타이저를 추가했다.

    디지타이저는 접히는 물성이 아니기 때문에, 디지타이저를 두 개로 나누는 방법을 적용했다. 이렇게 나눠진 디지타이저가 마치 한 화면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AI 알고리즘을 적용했으며, 분리된 부분까지도 문제없이 S펜이 작동되도록 했다.

    S펜을 적용하면서 또 하나 극복해야했던 난제는 바로 폴드를 접힌 상태로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석이 디지타이저의 신호를 방해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첫 시제품을 제작했을 때는 자기장의 방해로 디지타이저에서 S펜이 인식되지 않는 영역이 50%가 넘었다. 계속된 연구 결과 내부 자석을 새롭게 설계한 '할바흐 자석(Halbach magnet)'을 적용했고, 특화된 알고리즘 최적화 작업을 통해 대량 생산에도 문제없는 최상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 부사장은 "폴드의 경우 조금 더 얇고 경험 측면에서 최적화를 위해 구글 등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열린 협력을 통해 진정한 폴더블 대중화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객에 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신이 있을 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