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향 노드스트림 가동 무기한 중단천연가스 가격 오름세 전망에 종합상사 수혜 기대포스코인터, 미얀마 가스전… 현대코퍼, LNG공급 지분참여
  • ▲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해상 가스전.ⓒ포스코인터내셔널
    ▲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해상 가스전.ⓒ포스코인터내셔널
    러시아와 EU의 천연가스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면서 종합상사업계가 하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상사업계는 해외에 가스전 및 광산 등을 보유,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 기업 가스프롬이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간) 가스프롬은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송유관 노드스트림1을 가동 중단을 지속하겠다 밝혔다. 앞서 2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러시아가 보복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당초 지난 8월 29일 3일간 유지 보수를 위해 라인을 폐쇄, 이달 3일부터 재개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잠시 주춤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또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달 17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 양)당 9.329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 8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25일 기준 동북아 LNG 현물시세(JKM)도 69.95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0달러 초반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최근 독일 등 유로존 회원국이 천연가스 비축분을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스 가격이 빠르게 하락했지만, 러시아의 가동 중단 조치로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여지가 커졌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덕분에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국내 종합상사들 또한 하반기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종합상사들은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곡물·에너지 대란, 달러 가치 상사에 따라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낸 바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 투자해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2014년부터 성과가 본격화하기 시작, 특히 올해의 경우 유가상승과 천연가스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상반기 미얀마 가스전에서 낸 영업이익은 1637억원 수준으로, 상반기 영업익 5366억원의 30.5%에 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신재생에너지 수요 급증에 따라 천연가스 생산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3월 말에는 호주 세넥스에너지 지분 50.1%를 인수해 약 8020억 세제곱피트(ft³)의 매장량을 확보한 바 있다. 세넥스에너지가 연간 생산하는 천연가스는 190억ft³에 달한다. 

    회사는 2025년까지 세넥스에너지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의 세 배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세넥스에너지의 연간 매출을 토대로 추산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생산 물량 확대로 1600억여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코퍼레이션도 해외 천연가스 공급 사업에 지속적으로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현재 ▲오만(1%) ▲카타르(0.4%) ▲베트남(4.9%) ▲예멘(3%) 등 4개 지역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오만과 예멘 LNG는 지분법손익, 카타르 LNG는 배당금수익, 베트남 광구는 매출총이익으로 실적에 반영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상반기 자원개발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지분법 및 기타수익(배당수익)은 184억원에 달한다. 전반기 80억원과 비교하면 130% 증가한 것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353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도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대체제인 석탄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어서다. 호주 뉴캐슬 국제원자재거래소의 석탄 가격은 지난달 26일 기준 톤당 443.51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월 기존 최고가인 436.07달러를 경신한지 3개월만이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호주·중국 등에 위치한 석탄 광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여러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노드스트림1의 재가동 무기한 연장 발표로 러시아발 공급망 차질이 발생,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종합상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급격히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제기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은 변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