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2분기 실적 둔화…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타’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냈던 종합상사들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상품가격 약세가 지속돼는데다 전년의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2434억원, 영업이익 283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6.5%, 영업이익은 11.7%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1월 합병한 에너지부문의 수익성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사부문의 경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며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철강과 식량소재, 무역법인의 부진이 점쳐진다.

LX인터내셔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7500억원, 영업익 1483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5.3%, 영업이익은 48.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실적 견인의 공신이었던 석탄 가격이 하향세에 접어들고 해상운임이 안정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호주탄과 인도네시아탄 판가는 직전분기 대비 각각 36%, 12.9%씩 하락하며 올 들어 지속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엔데믹에 따른 공급망 정상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수요 부진 여파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SCFI 지수가 급락하며 물류 부문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감소가 예상된다. 흥국증권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3조8000억원, 영업이익 669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48% 감소한 수치다. 

전통 트레이딩 부문 비중이 큰 회사 가운데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유일하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하는 2분기 현대코퍼레이션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498억원, 영입이익 209억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 영업이익은 0.3% 증가한 수준이다. 

승용부품 약진과 함께 상용에너지와 기계선박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을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반도체 수급 이슈 해소 이후 중남미·아중동·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수요 증가 효과에 승용부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주요 글로벌 철강업체의 감산과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공급부족으로 유럽·미주향 수출이 늘며 철강 부문 수익성도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의 경우 2분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트레이딩 부문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완전한 종합상사로만은 보기 어렵다. 실제 올 들어 한국기업평가는 SK네트웍스에 대한 평가방법론을 종합상사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렌터카와 렌탈사업 비중이 크고, 사업형 투자회사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종합상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 배경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상품가격 약세 등이 지목된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물동량이 줄면서 종합상사들의 물류 사업도 위축됐다. 여기에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환율도 1300원 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어 추가적으로 환차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종합상사들의 실적 둔화 분위기가 지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운 데다 각사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활발히 펼치고 있는 신사업의 경우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실적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원자재 가격과 물류 운임지수 소폭 반등이 예상되나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실적 둔화폭이 더욱 커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