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협의체 두차례 개최. 이견만 확인건설·레미콘 "시멘트 원료 유연탄 가격 하락"시멘트 "전기요금 상승으로 여력 없다"
  • ▲ 시멘트 가격을 두고 건설·레미콘 업게와 시멘트 업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시멘트 가격을 두고 건설·레미콘 업게와 시멘트 업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뉴데일리DB
    시멘트 가격을 두고 건설·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위기가 가중되면서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히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4일과 이달 4일, 두 차례에 걸쳐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를 비롯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시멘트 가격 등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오히려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견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건설·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의 원료인 유연탄 가격의 하락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S)에 따르면 1~9월 유연탄 평균가격은 1톤당 254.47 달러로 전년 동기(295.71 달러) 대비 13.9%나 하락했다. 

    시멘트 가격은 1종 보통시멘트 기준으로 2021년 7만8800원, 2022년 9만2400원, 2023년 10만5000원, 2024년 11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건설·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낮아졌으니 시멘트 가격이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 ▲ 일각에서는 레미콘 업계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일각에서는 레미콘 업계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뉴데일리DB
    반면, 시멘트 업계는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유연탄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10.2% 인상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게다가 탄소 감축을 위한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 인하에 대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전체 공사비에서 시멘트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면서 “하지만 협의체에서는 공사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시멘트 가격을 지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양측의 대립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건설, 레미콘, 시멘트 업종 모두 위기 상황”이라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라 연내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교착 상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협의체에 대한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협의체가 구성되기 전부터 이미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미리 결론을 내린 것과 다름이 없어, 협의체에 참여하는게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레미콘 업계가 난감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콘 업계가 건설 업계의 압박으로 시멘트 가격 인하에 공동 대응하고 있지만 결국 레미콘 가격을 내리라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을 내리는 게 우선 순위”라면서도 “업체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이같은 시나리오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곳들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