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장, 티몬 매각… 위메프만 초기 지배구조 유지지속되는 적자경영에 투자금 유치가 매각·상장 이어져위메프 완전자본잠식 상태… 수익성 개선 체질전환 중
  • 1세대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쿠팡 상장에 이어 최근 티몬이 큐텐에 인수되면서 각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 현재까지 유일하게 위메프만 변화를 겪지 않고 있지만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세대 소셜커머스 3인방 중 기존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위메프 뿐이다. 경쟁사였던 쿠팡이 과감한 투자유치와 함께 미국에서 상장에 성공했고 티몬은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지분을 큐텐에 넘기면서 주인이 바뀔 예정이다.

    사실상 1세대 소셜커머스 3곳 중 2곳이 상장 또는 매각을 통해 활로를 찾은 셈이다. 소셜커머스 1세대 기업의 이런 변화는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있다. 창사 이후 단 한번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경영이 이어지면서 외부 투자자 유치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상장을 통한 차익실현이나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 뿐이다.

    위메프가 이런 변화에서 한발자국 떨어진 것도 지금까지 외부 투자 유치를 최소화했던 측면이 크다. 현재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지분 86.2%를 보유한 유한회사 원더홀딩스다. 이 기업은 허민 위메프 창업주가 설립한 회사로 게임개발 자회사를 보유하는 한편 게임회사 넥슨과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등 게임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별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위메프 지분이 안정적인 만큼 매각 또는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물론 그간 투자유치가 없던 것은 아니다. 위메프의 투자유치는 주로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가 2015년 투자를 통해 9.0%의 전환우선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 외에 2014 IMM ICT 벤처펀드, 웨스트원 유한회사 등이 각각 0.6%, 4.3%의 전환우선주를 보유 중이다. 

    문제는 위메프 역시 수익성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쌓인 결손금은 60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데 지난 2019년 유상증자 이후에는 별 다른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메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외형 성장보다 내실에 집중하게 된 것도 이런 재무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출혈 경쟁을 통해 매출을 늘리기 보다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체질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현재 상장이나 매각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메타쇼핑’을 통한 플랫폼 고도화로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변수는 여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감소하고 있고 그나마도 쿠팡, 네이버 등 상위 업체들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중소형 이커머스의 환경은 더욱 치열해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투자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위메프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며 “결국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처럼 투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