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 55조원…2년 만에 최저치 경신증권사 MTS 이용률 덩달아 하락…사용자 이탈 방지 나서미래·키움·한투 등 MTS 새 단장…복잡함 버리고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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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점차 감소하는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률을 막기 위해 신규 고객 유입 및 기존 고객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8월 31일 기준 53조63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3.8%(16조532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기록했던 51조8990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다.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또는 팔고 난 자금을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돈이다. 머니마켓펀드(MMF)와 함께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 내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든 것이다. 이후 2020년 말부터 꾸준히 60조원대를 유지해오다가 올해 1월 사상 최대치인 70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그러나 2분기 들어 자금은 지속해서 빠지고 있다. 변동성 장세를 버티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한 것이다. 실제 올해 5월 이후 평균 예탁금은 50조원대로 하락했다.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내 예탁금이 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 예탁금이 전월 대비 2.2% 감소했는데, 이는 정기예금 금리 상승 등으로 은행의 수신 믹스(Mix)가 변화하는 흐름과 무방하지 않다”라며 “중기적으로 브로커리지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 높다”라고 내다봤다.국내 주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의 수심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실질적으로 MTS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이들의 이탈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MTS를 새로 개편해 출시했다.미래애셋증권이 지난 7월 출시한 M-STOCK 은 ‘투자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전 세계 투자 상품을 원터치로 연결해 24시간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낮과 밤의 시간 변화에 따라 화이트·다크 모드 디자인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매매 가능한 시간에 맞게 최적화되는 홈 화면 등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키움증권 또한 자사 MTS인 영웅문S를 새롭게 개편한 영웅문S#을 지난달 정식 출범했다. 계좌개설부터 국내주식, 해외주식, 금융상품, AI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앱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메뉴 구성을 전면 개편했다.영웅문S#은 또한 국내, 해외 관심 종목을 통합해서 볼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전 세계 시세를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글로벌전광판, 사용자가 설정한 기술적분석·재무분석·시세분석 등 각종 조건에 일치하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검색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이색 서비스를 내놓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잠재 고객인 MZ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의 충성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신한알파 앱에서 주식 잔고를 영수증 형태 이미지로 제공하는 ‘투자 영수증 서비스’를 증권업계 최초로 선보였다.이는 신한알파 앱 내 국내 주식 잔고를 영수증 형태의 이미지로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가를 끌고 있는 자신만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영수증 형태 이미지로 변환해 간직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에서 착안한 것으로 전해졌다.KB증권 또한 지난달 MTS M-able(마블)의 ‘금융상품 홈’ 화면을 리뉴얼했다. 개편을 통해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매수·개설’ 등 금융상품 관련 낯선 용어들을 ‘사러가기·만들기’ 등의 쉬운 표현으로 바꿨다.이와 함께 심플한 디자인을 적용, 고객 친화적으로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했다. 또 투자 경험이 부족한 고객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금융상품이나 금융서비스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 콘텐츠를 강화했다.한 증권사 플랫폼 담당 본부장은 “주식시장 내 투자자들이 떠나면 증권사들의 MTS 이용료율도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실제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할 때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MTS 다운로드 수 및 이용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각 증권사들은 자사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MTS 개편·개발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