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운용, 업계 최초 월 배당 ETF 선봬…관련 상품 속속 등장증시 부진에 직접투자 부담 증가…월세처럼 분배금 수령 장점 “안정적 투자 수익 보장 상품 인기몰이…새 투자처 부상”
  • 월급처럼 매달 일정한 분배금(배당)을 받을 수 있는 ‘월 지급’ 상품이 최근 들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 부진이 장기화하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에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월 분배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들은 월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단일 ETF를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ETF의 분배금 주기를 매월 지급으로 변경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 가장 먼저 월 배당 ETF를 선보인 건 신한자산운용이다. 이전까지 월 배당 ETF는 국내에선 비교적 생소한 상품이었으나, 신한운용이 지난 6월 국내 최초 월 배당 ETF인 ‘SOL 미국S&P500’을 상장하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SOL 미국S&P500 ETF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올해 상장한 ETF 중 7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8월 1일 자로 해당 ETF의 첫 월 분배금을 지급했다. 분배락 전일까지 SOL 미국S&P500 ETF를 매수해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주당 11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월 29일부로 TIGER 미국다우존스30 ▲TIGER 미국MSCI리츠 ▲TIGER 200커버드콜5%OTM ▲TIGER 200커버드콜ATM 등 4개 ETF의 분배금 지급일을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엔 1·4·7·10월 등 분기 초에 분배금을 줬다.

    KB자산운용 또한 이달 1일 자로 ‘KBSTAR200고배당커버드콜ATM ETF’의 분배금 지급 주기를 월 단위로 변경했다. 그간 분배금을 연 1회만 지급했지만, 올해 10월부터 매달 지급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도 배당투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월 이자 지급 채권과 상장지수증권(ETN)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매달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실제 최근 채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2월 말 8조5000억원 가량이었던 개인의 채권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16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의 채권 매수는 주로 회사채와 여전채에 집중되고 있다”며 “한국전력공사채가 불을 지피기 시작했고, 지난 6월까지는 귀에 익숙한 회사채 매수가 주요 대상이었다면 7월부터는 여전채가 주인공”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월 지급 채권을 내놓고 있다. 통상 회사채는 보통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지만, 월급처럼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해 이자 지급 간격을 한 달로 바꾼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판매했다. 삼성증권이 8월 1~12일간 판매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월 이자 지급식 AA등급 선순위채는 14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부터 롯데캐피탈(AA-), 엠캐피탈(A-), 오케이캐피탈(A-) 등 800억원 규모의 월 지급식 채권 매각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향후 만기와 수익률이 다양한 월 지급식 채권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KB증권은 최근 월 이자 지급식 ‘AAA 은행채’ 판매를 시작했으며, 키움증권도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메리츠캐피탈217-1’ 채권 판매를 개시했다. 

    ETN 시장에서도 배당 지급 횟수를 늘리는 상품이 등장했다. 

    삼성증권이 지난 7월 신규 상장한 ‘삼성 KRX 리츠 TOP10 월배당 ETN’은 국내 유일 월 배당형 ETN으로 국내 상장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담는다. 10월 첫 배당을 시작하며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4~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월 분배 ETF, 채권 및 ETN은 매월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해 연금 생활자에게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ETF의 월 분배금에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므로 절세 혜택이 있는 연금 계좌를 통해 투자할 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 여파로 자본이익보다 인컴 수익에 더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라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월 지급 상품에 대한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