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양 LPG선 3척 계약…추가 수주도 기대머스크 발주 컨테이너선 20척 두고 경합 중‘건조 기간·수익성’ 고려 건조 선박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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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싹쓸이한 데 이어 LPG(액화석유가스)·컨테이너선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 향후 3~4년치 일감을 두둑이 확보한 만큼 선박별로 다른 건조 기간과 가격 등을 따져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총 3917억원 규모의 초대형 LPG운반선(VLGC) 3척에 대한 수주 소식을 전했다. 발주처는 그리스 Evalend shipping으로 알려졌으며 척당 가격은 1305억원에 이른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 2척이 포함돼 향후 추가 수주가 확정된 상태다.

    오랜만에 이뤄진 LPG선 건조계약 체결에 수주 선종의 다양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PG선은 LNG선과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지만, LNG선의 절반에 그치는 건조비용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국내 조선업계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LPG 수요 증가로 운반선 덩치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번에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도 8만8000㎥급 초대형 LPG선으로, 옛 파나마(Old Panama)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로 건조될 예정이다.

    선종 다양화는 한정적인 도크(dock·선박건조시설)의 유연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PG선 건조에 2년여가 소요되는 반면 LNG선은 1년 정도면 건조가 가능해 도크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사들은 LNG선과 함께 고난이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최근 LNG선 발주에 밀려 존재감이 작았지만, 세계 2위 덴마크 선사 머스크가 컨테이너선 20척 규모의 발주를 예고해 조선사들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메탄올 연료추진 1만7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조만간 발주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1차 발주를 통해 컨테이너선 5척을 주문하게 되며, 계약에는 5척의 옵션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컨테이너선 발주에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일본과 중국 조선소 등 4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건조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조선해양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에는 지난해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선 분야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아울러 머스크는 25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 예정으로, 이 물량은 현대미포조선에서 수주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머스크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대체연료 시범 프로젝트로 메탄올 추진선을 대거 늘리고 있어 향후 추가 발주도 기대를 모은다.

    국내 조선사가 압도 중인 LNG선 수주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일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2조368억원 규모의 LNG선 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고,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1조1651억원 규모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카타르 프로젝트 일환으로 알려진 이들 물량을 포함해 올 들어 한국조선해양은 카타르 프로젝트에서만 총 17척, 삼성중공업은 18척을 각각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1척을 수주했는데, 연내 8척이 추가 계약 예정으로 총 19척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111척 중 83척(75%)을 한국이 수주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누적 수주량에선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는데, 인도 시기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