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증권사 MTS 9개 1년 새 사용자 수 큰 폭 감소증시 부진 장기화 영향…개인 거래대금 전년比 절반 ‘뚝’키움·미래·한투 등 앱 리뉴얼 나서…기존 고객 잡기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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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거래가 급감함에 따라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률 또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증권사들은 자사 MTS의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저마다 개편을 단행하거나 색다른 투자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20일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티디아이)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MTS의 지난달 기준 월간 이용자 수(MAU)는 전년 동월 대비 크게 감소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설치한 증권사 MTS 앱 9개를 분석한 결과다.지난해 8월 기준 설치기기 수 대비 MAU가 가장 높았던 앱은 ▲나무증권 63.2% ▲신한금융투자 53.4% ▲미래에셋증권 50.6% ▲하나증권 49.9% ▲삼성증권 49.8% ▲한국투자증권 47.2% ▲KB증권 46.6% ▲키움증권 45.4% ▲대신증권 41.7% 순이었다.반면 지난 8월에는 ▲나무증권 39.6% ▲신한금융투자 40.2% ▲미래에셋증권 37.6% ▲하나증권 24.2% ▲삼성증권 40.9% ▲한국투자증권 31.8% ▲KB증권 29.8% ▲키움증권 33.6% ▲대신증권 22.9%로 나타났다.9개 앱 모두 전년 동월 대비 활성 사용자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평균 MAU도 줄었다. 올해 8월 기준 9개 증권사 MTS의 평균 MAU는 33.4%로 전년 동기(49.8%) 대비 16.4%포인트 감소했다.이는 고객들이 MTS를 다운로드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앱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MTS 자체를 다운로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실제로 해당 앱을 사용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라며 “대부분 증권사들은 앱 활성화율이 점자 감소하는 것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있다”라고 말했다.증권사 MTS의 실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실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줄고 있어서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 내 개인 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9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조7651억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14조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각국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며 긴축에 돌입하자 증시는 급격히 힘을 잃기 시작했고,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로 이어졌다.증시 침체가 지속되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증권사들은 변화의 움직임에 나섰다. 이들은 MTS를 개편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MTS를 새로 개편했다.미래애셋증권은 지난 7월 새로운 MTS인 ‘M-STOCK’을 출시, 24시간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홈 화면 등을 매매 가능한 시간에 맞게 최적화했으며, 화이트·다크 모드 디자인이 낮과 밤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했다.키움증권도 지난달 영웅문S의 업그레이드 버전 MTS인 영웅문S#을 새로 내놨다. 계좌개설부터 국내주식, 해외주식, 금융상품, AI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앱에서 거래할 수 있는 이른바 ‘원앱’을 선보여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이용 접근성을 크게 향상했다.이밖에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 투자 상담 서비스의 상담 시간을 오후 5시에서 8시로 3시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고객들은 MTS를 통해 시간과 장소 관계없이 맞춤형 투자 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핀테크 증권사들의 서비스 개편도 눈에 띈다. 토스증권은 최근 리츠,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사회간접자본인프라펀드, 한국예탁증서(KDR), 스팩 등 국내 거래가능 종목을 확대했으며,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한 증권사 플랫폼본부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대다수 증권사들은 MTS 플랫폼 개발에 큰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라며 “최근 MTS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분명한 손해이자 위기”라고 말했다.그는 “신규 이용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들이 MTS에서 떠나지 않도록 그들을 잡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모든 증권사들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