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6㎡ 규모의 중고 전문관 열어… 백화점 전문관은 처음신촌점-유플렉스 잇는 연결층 배치로 고객 노출 극대화첫 주말 3일간 매출 1억5천만원… 입점 전 대비 2배로
  • ▲ 미벤트에는 '에루샤' 뿐만 아니라 MZ세대 수요가 많은 디올·셀린느 등도 구비돼있다.ⓒ조현우 기자
    ▲ 미벤트에는 '에루샤' 뿐만 아니라 MZ세대 수요가 많은 디올·셀린느 등도 구비돼있다.ⓒ조현우 기자
    리커머스로 표현되는 중고 시장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소비 형태 변화에 맞춰 유통업계도 변화하는 것이다.

    트렌드는 백화점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업계에서 처음으로 한 개 층 전체를 806㎡(244평) 규모의 세컨핸드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했다. 세컨핸드란 통상적으로 중고품을 의미한다. 본래 유플렉스 4층은 접시, 텀블러, 소품 등을 판매하는 띵굴 스토어와 카페 등이 있던 곳이다.

    지난 21일 오후 찾은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4층은 한산했다. 평일 오후 시간이어서인지 젊은 사람들보다는 백화점을 찾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하층 방향 에스컬레이터 옆에 자리 잡은 ‘미벤트’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부터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디올, 셀린느 등 다양한 중고 명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세컨드 부티크를 방문한 고객들이 가장 많이 둘러본 곳도 미벤트였다.

    미벤트에서 직원 설명을 듣던 장모(49)씨는 “(신촌점으로) 넘어가려다가 눈에 띄어서 물어봤다”면서 “상품도 깔끔하고 진열도 잘 돼있어서 중고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 ▲ 유플렉스 3층 유니클로를 둘러보고 올라온 고객들은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를 곧바로 만날 수 있다.ⓒ조현우 기자
    ▲ 유플렉스 3층 유니클로를 둘러보고 올라온 고객들은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를 곧바로 만날 수 있다.ⓒ조현우 기자
    현대백화점은 세컨드 부티크를 4층에 배치했다. 신촌점과 유플렉스간의 연결통로는 신촌역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2층과 세컨드부티크가 자리 잡은 4층뿐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3~6층은 영캐주얼·구두, 여성캐주얼, 여성패션, 남성패션 등 주요 콘텐츠로 구성돼있다. 유플렉스의 같은 층 역시 유니클로, 원더플레이스, 지오다노, 탑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신촌점에서 유플렉스로 넘어온 고객이 상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서는 4층 전체를 둘러봐야 가능하며, 유플렉스에서 신촌점으로 넘어가는 고객들도 마찬가지로 층을 둘러봐야 한다.
  • ▲ 에포카 떼조로는 테이블웨어와 조명 제품 위주로 구성됐다.ⓒ조현우 기자
    ▲ 에포카 떼조로는 테이블웨어와 조명 제품 위주로 구성됐다.ⓒ조현우 기자
    연결통로로 유플렉스로 넘어왔을 때 가장 눈에 띈 것은 정면으로 보이는 엔틱샵 ‘에포카 떼조로’였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빈티지 수집품들로 꾸며진 에포카 떼조로는 ‘엔틱’한 소품들 탓에 조금은 이질적이면서도, 뒤쪽 대형 창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을 받아 층 전체에 밝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이곳을 둘러보던 박모(33)씨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소품들이 많아 둘러보고 있었다”면서 “취향에만 맞는다면 중고라고 꺼려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 마켓인유는 6000여벌의 중고 의류를 선별해 진열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마켓인유는 6000여벌의 중고 의류를 선별해 진열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유플렉스 3층에서 유니클로를 거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다. 4층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가장 많은 상품 수를 판매하는 곳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직수입된 6000여벌의 옷들을 선별하고 세탁해 갖춰 놨으며, 특히 빈티지 청바지와 가죽재킷 코너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이밖에 블라우스와 스웨터 등도 준비했다.
  • ▲ 20대는 의류, 3040세대는 명품·시계를 주로 구매했다.ⓒ조현우 기자
    ▲ 20대는 의류, 3040세대는 명품·시계를 주로 구매했다.ⓒ조현우 기자
    꼼꼼한 선별을 통해 중고임에도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와 낮은 가격으로 인해 세컨드 부티크 수요는 늘고 있다. 실제로 16일 리뉴얼 오픈 이후 18일까지 첫 주말기간 동안 총 1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하루 1000명의 고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전체 고객 중 2030 세대가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 고객은 10만원 이하 의류 상품을 주로 구매했으며, 30~40대 세대는 명품·시계 구매가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세컨드 부티크에 이어 오는 28일에는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전문 매장 ‘럭스 어게인’을 추가로 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1층에 중고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