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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돌파] ‘1060조 투자’ 재계, 위기 속 미래먹거리 발굴 차질없이 진행

현대차‧롯데‧한화‧CJ 등 “투자계획 예정대로 이행”지속 가능 경영 기반닦고 선제적 미래 준비 차원고환율 지속시 신중론 힘 실릴 듯… 해외기업 M&A 등 변수

입력 2022-09-23 14:26 | 수정 2022-09-23 15:43

▲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나오고 있다.ⓒ이종현 기자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대내외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위기일수록 철저한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까지 오르는 등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미래 준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5월 주요 대기업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맞춰 1060조원이 넘는 신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예정대로 미국에 12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5월 21일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에 총 6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이튿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로보틱스,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분야에 6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오히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조기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영향으로 6개월가량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투자는 달러가 아닌 원화를 기준으로 투자가 집행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조기 착공 여부는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하며 신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는 5월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37조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신사업 4대 영역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뉴라이프플랫폼이며, 미국‧베트남‧헝가리‧인도네시아 등 해외투자에만 7조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산업과 바이오‧헬스는 롯데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 본격 육성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롯데지주는 5월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공장 인수를 발표하고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지난 7월에는 롯데케미칼이 롯데알미늄과 손잡고 미국에 양극박 법인을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 설립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성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속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면서 “환차손 정책을 운영하고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그룹은 국내에 21조원 투자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현재 35만대 수준에서 2030년 144만대 수준까지 확대한다.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은 고환율 기조 유지에도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5월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글로벌 53조원을 대규모 투자와 2만5000명의 직접고용 계획 등을 밝혔다.

올해 초 회사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철강, 이차전지소재 등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철강 사업은 ▲2030년까지 해외에 12조원을 투자로 조강 능력 2310만톤까지 확대, 이차전지소재 사업에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대규모 공장 설립, 리튬·니켈 사업은 ▲글로벌 니켈사와 합작해 생산능력을 확충, 2030년까지 총 생산능력 14만톤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앞서 밝힌 투자계획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변동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총 37조6000억원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9000억원은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와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투자한다.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도 2조1000억원,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한화 산하에 글로벌성장추진실 인수합병(M&A)부문 신설을 통해 해외기업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어 환율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해 현재까지 변동 사항은 없지만 환율 등 제반 상황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각 그룹사 재무실에서 주요 요소를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그룹도 고환율로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GS는 올해 5월 향후 5년 동안 2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GS 관계자는 “투자를 발표한 5월 말 당시에도 이미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안팎으로 변동이 심했었다”며 “장기적인 시점에서 봤을 때 투자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고환율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5년간 21조원 투자와 1만명 채용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 등에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핵심 토대를 만들고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핵심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J그룹 또한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CJ는 지난해 11월 3년간 1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 5월 6개월여 만에 5년간 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CJ 관계자는 “계획했던 투자들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급변하는 상황을 반영해 바로바로 수정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환율이 주요한 지표인만큼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는 전체 투자 규모 20조원 중 절반 이상인 12조원을 콘텐츠와 K푸드 중심 식문화 확산 등 ‘컬처’에 투자한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의 제작 및 제작역량 확보 ▲미래형 식품 개발 ▲식품 생산시설 확보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플랫폼 분야 7조원, 웰니스와 지속가능성 분야 1조원 등 투자를 단행한다. 

▲ 롯데가 국내 산업 생태계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5년간 총 38조 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롯데그룹

두산그룹 역시 계획했던 투자를 이어나간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덜 받는 수주산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5월 차세대 에너지사업에 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 향후 5년간 소형모듈원전(SMR)·가스터빈·수소터빈·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LS그룹도 국내와 미국,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에너지와 첨단소재, 전기차(EV) 등 미래사업에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한다. LS그룹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투자 시기를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투자 계획에 변동은 없다”고 전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가 나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계열사 별 생산능력 확장 및 수소사업 진출 등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수소, 바이오 섬유, 탄소섬유 등 친환경 사업과 신소재 분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효성화학은 화학공장 신설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효성벤처스’를 설립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추진한다.

효성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현지 법인에서 달러로 진행하고 있고, 매출 70% 이상이 해외법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타사 대비 영향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 결정에 대한 신중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 비용이 확대되면서 재무부담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경우 예상했던 가격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1~2년 단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래를 생각하며 진행한다”면서 “환율과 물가 등에 따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미래 먹거리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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