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500여일만에 해제해제 첫 날… 편의점 근무자·손님간 마찰"강제성 없고 있어도 손님이라 말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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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노(No) 마스크로 들어오는 손님들은 쓰라고 말해도 안 쓴다. 괜히 시비를 걸 까봐 한 번 말해도 안 들으면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지난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하고 있는 김모씨는 마스크 미착용 고객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김 씨는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거절당했다며 마스크를 사러 오는 손님도 있다”면서 “편의점도 실내라 마스크 착용이 필수지만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질병관리청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착용 권고’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자나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다수 밀집하는 상황에서도 의무가 아닌 ‘적극 권고’에 그친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마스크 의무 착용은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10월 13일부터 시작됐고, 지난해 4월에는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가 됐다. 이번 해제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지 532일만이다.중대본은 예방접종·치료제·병상 등 전반적 면역 수준과 대응 역량이 향상됐고, 실내보다 감염 위험이 크게 낮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다만 일부 시민들이 실외 착용 의무 해제와 실내 착용 해제를 오해하면서 실랑이가 일어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오피스 상권인 을지로와 시청, 광화문 인근 편의점은 손님과의 마찰을 호소했다.대부분 실외 해제를 착각하거나, 마스크를 사기 위해 미착용 상태로 편의점을 들르는 경우였다. 대부분 편의점 내부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필수’와 같은 안내문이 부착돼있었지만 일상적인 광고물처럼 여겨지는 모습이었다.광화문역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직장인 A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들었는데 아니라고 해서 급하게 구입하러 왔다”고 말했다. 출퇴근 길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없이는 탑승이 안 되지 않느냐고 묻자 ”자차로 출퇴근해서 몰랐다“고 말했다.편의점 근무자들은 손님에게 착용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폭력과 욕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경찰을 부르더라도 그 시간 동안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있었다.시청역 인근 편의점주 A씨는 “방금 전에도 ‘라디오에서 들었다’면서 끝까지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있어서 내보냈다”면서 “그나마 뭐라고 하면서 순순히 나가는 손님은 양반”이라고 말했다.이어 “지난주에 술 취한 손님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다가 소란을 피워서 경찰까지 불렀다”면서 “의무 착용 기간에도 이러는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이런 손님들이 더 늘어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