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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DB하이텍 분할 포기… '정부 정책·소액주주 반대' 영향

물적분할 가능성 거론되며 논란 일파만파소액주주들 "주가하락 위해 분할 발표" 주장지주사 전환 요건 탈피… 지분 확보 용이 DB "하이텍 지분 추가 취득 계획 없어"

입력 2022-09-30 12:37 | 수정 2022-09-30 14:14

▲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DB하이텍

DB그룹이 계열사 DB하이텍의 분할을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 업체 DB하이텍은 최근 반도체 설계 사업부(팹리스)를 분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DB하이텍은 “사업부 분야별 전문성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계사업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DB하이텍은 올해 7월 공시를 통해 브랜드 사업부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분사를 검토한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당시 분할 방식과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주주들 사이에 물적분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물적분할은 분할 후 신설 회사의 지분을 분할 전 기업이 100% 소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핵심사업을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가 하락 등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DB하이텍의 소액주주들은 DB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하이텍의 분할을 추진하는 것이라 주장해왔다. 금리 등 국내외 자금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DB하이텍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고자 분할 발표로 주가를 낮췄다는 것. 

한 소액주주는 “DB그룹은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전환통보를 받고 하이텍 지분을 추가 매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정황적으로 주가 하락을 유도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DB그룹에 지주회사 전환 기준을 충족한다는 심사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매년 말을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50% 요건)인 회사는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DB아이엔씨(Inc.)는 2024년 1월 1일까지 공정거래법이 정한 지주회사의 의무를 부담하거나, 지주회사 지정 조건을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DB가 소유한 DB하이텍 지분을 현재 12.4%에서 30%까지 늘려 의무를 충족하거나, 현재 보유한 DB하이텍 지분을 매각해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것.

지주회사 전환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DB하이텍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것이었지만 여러모로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DB하이텍 주식 15.58%(약 780만주)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5월 11일 공정위의 지주회사 전환통보 날짜 기준 약 5300억원의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DB아이엔씨의 지난해 말 기준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자산은 845억원에 불과했다. 현금성 자산도 167억원 수준으로 비용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분할 검토 발표 후 DB하이텍의 주가가 꾸준히 떨어지며 상황은 바뀌었다. 29일 종가 기준 DB하이텍 주가는 보통주 1주당 3만6200원으로 5월 11일 종가 6만8000원과 비교하면 대략 46.7% 빠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3조191억원에서 1조607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DB하이텍 주가가 낮아짐에 따라 DB아이엔씨가 보유한 DB하이텍의 공정가액도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DB아이엔씨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 공정가액은 4008억원으로 DB아이엔씨 전체 자산 6020억원의 66.6%를 차지했다. 하지만 공정가액이 낮아지면서 지주비율 또한 50% 미만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야 할 원인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DB아이엔씨에서 DB하이텍 지분을 추가로 매집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도 5300억원에서 282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추후 DB하이텍 주가가 회복돼 다시 지주사 전환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DB그룹이 지분을 추가 매집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시장에서 분할 발표가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꼼수라 판단하는 이유다. 

다만, 일각의 의혹처럼 분할 발표가 DB그룹의 의도적 꼼수임을 증명하려면 DB하이텍 주식 매집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현재는 DB아이엔씨가 지주사 전환 조건을 벗어났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다. DB하이텍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등 실적이 준수한데다 성장성도 충분해 추후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DB그룹 관계자는 “(분할 검토 중단과 관련)최근 정부가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입법 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분할을 추진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사 전환 이슈와 DB하이텍 주가 하락은 전혀 별개의 이슈고, 현재까지 하이텍 지분을 추가로 매집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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