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권 6위 우석건설 부도…7월까지 8개사 도산올 미분양 3만호, 1년새 2배↑…부동산PF 부담 가중
  •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건설업계에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금리 인상, 자잿값 인상, 미분양 등 삼중고가 겹치면서 자금줄이 말라가는 가운데 부동산 한파가 장기화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두운 실정이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택사업에 치중된 지역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보릿고개라며 위기감을 내비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충청권 중견건설사인 우석건설이 부도를 맞으면서 업계내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1988년 창립한 우석건설은 올해 1300억원대의 시공능력 평가액으로 전국 202위, 충남지역 6위를 기록한 충청권 유력 건설업체다. 

    충청권을 넘어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지난해부터 원자재가격이 폭등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더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진행한 광주 주택사업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지난달말 만기가 도래한 구매자금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고 결국 1차 부도 처리됐다.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남일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위 '맷집'이 약한 중소건설사에게 요즘 시장은 살얼음판 같다"며 "금리인상으로 대출부담이 급증한 상황인 만큼 사업장중 한곳에서라도 미분양 같은 부실이 발생하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 공들여 지은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이 나오면 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시공사 재정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만7710호였던 미분양주택은 올해 3만1284호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 분양만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5012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하며 건설업계의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때 과열 양상을 보이던 청약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부동산R114의 조사결과 올해 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대1로 작년 19대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건설사들도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지난해에는 1년간 12개 건설사가 도산했지만, 올해의 경우 7월까지 8개사가 부도 처리됐다. 

    잇따른 악재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문을 닫는 건설사가 더욱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9월 발표한 올해 2분기 기업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계 부채비율은 작년 4분기 120.8%에서 올해 2분기 135.6%로 급증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5.3%에서 27.3%로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부실화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본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비용이 많아져 수익성과 경영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은 이미 부채가 쌓인 건설사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미분양 등 리스크 부담이 커지자 금융권이 PF 대출을 강화한 것도 중소 건설사들에게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의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298억원으로 지난해 말 305억원에서 4.3배 늘었다. 

    이에 금융권은 PF 대출 요건을 강화하고, 대출액을 줄이는 등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가 주택사업을 하려면 PF 대출이 불가피한데 현재로서는 대출 자체가 쉽지 않고, 대출을 받아도 사업 리스크가 워낙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