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브릿지론 사실상 중단하나금융 4500억 집중관리… 빠르게 감축신한 "리스크관리 타이트하게"우리, 고정이하 400억… KB, 요주의 1070억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全금융권이 부동산 PF 대출 락인에 들어간 가운데 은행권의 선제관리 능력이 돋보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시장 냉각 등으로 개발사업 여건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일찌감치 리스크 헷지에 나섰다.

    타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지만 충당금 등을 미리 쌓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계열사별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현황과 충당금, 리스크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등 리스크 상황을 점검하고,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 분류와 충당금 적립 현황 파악에 나섰다. 점검을 마치면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할 방침이다.

    4대금융 중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가장 많았다. 

    비은행 자회사 중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의 부동산 PF 규모가 각각 4조9000억원과 7조2000억원에 달했다.

    전날 하나금융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승화 하나증권 부사장(CRO‧최고위험관리책임자)은 “타 증권사 대비 하나증권의 부동산 PF가 다소 많다”며 “상반기 인수금융을 여러건 크게 해서 일시적으로 상승한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서 국내외 부동산 금융을 감축할 계획"이라면서 "우발채무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성 하나금융 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 역시 “부동산 PF는 오래전부터 전 계열사별로 한도를 부여해 관리 중”이라며 “채무보증액 역시 지난 6월 말보다 9월 말 기준 수치가 조금 더 줄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전 계열사 부동산 PF 기획감리와 전수조사 결과 잘 관리 중이라며 앞으로 한도와 심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총 여신 중 부동산 PF 규모는 2% 수준에 불과하고 이중 고정이하여신은 200억원에 그쳤다.

    방동권 신한금융 CRO(최고위험책임자) 부사장은 “부동산 PF 한도와 심사, 비즈니스 전략을 타이트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 역시 일찌감치 전수점검을 통해 선제관리에 나섰다.

    임필규 KB금융 CRO(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은 “전 계열사의 부동산 PF와 브릿지론의 총 잔액은 9조5000억원인데 이중 요주의로 분류된 잔액은 1070억원 정도”라며 “위기 사업장이 일부 있지만 처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오피스빌딩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 종료를 감안하더라도 사무실 복귀 이슈는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부동산 PF 1조8000억원 수준. 고정이하여신은 400억원 남짓이며 이미 2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정석영 우리금융 CRO는 “계열사들이 선제적으로 경기하락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은 탓에 대손비용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인 손실이나 연체가 생겨서 적립한 것은 아니다”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브릿지론 관련해서도 익스포저는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 부동산 시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이 PF 대출을 꺼리거나 10%대 중후반 고금리를 요구하는 등 우량‧비우량 사업장 할 것 없이 무조건 옥죄는 상황”이라며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신용보강 등 지원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