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내 잔액 1조1250억수익성 악화 vs 건전성 양호"시장 점유율, 수익성·성장세 견조"
  • ▲ 롯데카드 본사.ⓒ연합뉴스
    ▲ 롯데카드 본사.ⓒ연합뉴스
    롯데카드가 단기차입금 조달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유동성에 대한 불안한 우려가 일고 있다. 자금조달 구조가 짧을수록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 위험이 커져 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 없게 되거나 고비용으로 조달함으로써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다만 가용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 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과한 걱정이라는 분석도 뛰따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단기 CP(만기 1년이내 기업어음) 잔액은 1조1250억원으로 지난해 말(800억원)보다 14배 가량 늘었다. 6개월새 1조원 이상을 단기 CP로 조달한 것이다.

    같은 기간 회사채는 7조9079억원에서 8조5174억원으로 7.7% 증가하는데 그쳤다. 장기 CP 등 장기차입금 잔액도 3조1400억원에서 3조5700억원으로 13.7% 증가해 단기차입금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여전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조달 부담이 커진 중장기물 대신 CP·단기사채 등 1년 미만 단기 자금 규모를 늘린 것이다.

    다만 최근 카드사 영업자산에서 비카드 자산의 비중이 커지고 영업자산 만기가 길어지는 추세인 만큼 짧아진 자금조달 구조는 유동성 위기를 야기시킬 수 있다. 차입한 부채 중 단기 자금이 많아지면 자산과 부채 만기의 균형이 맞지 않아 부채를 못 갚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까지 터지면서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경색된 형국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냉각으로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기피 현상이 롯데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했다.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지주의 지분 매각으로 롯데그룹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인식이 강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동된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레고랜드 ABCP 사태로 '롯데' 기피 현상이 발생해 기관들이 투자 자체를 배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까지 겹친다면 수급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금리인상기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단기자금 비중을 높였으나 문제 없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1개월 즉시 가용 유동성비율은 322%로 금융감독원의 경영지도비율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단기자금이 일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충분히 관리가능 한 수준에서 운용 중"이라며 "롯데 계열에서 나온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데다 시장 점유율 및 수익 또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