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프리베나·싱그릭스·가다실 나오려면 ‘바이오 인력 허브’ 관건오픈이노베이션 전략 필수… M&A·공동 연구·조인트벤처 활성화정부 지원사업 추진할 통합적 기구 설치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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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다각적 백신 개발 관련 지원책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백신’ 발굴을 위한 전략을 견고히 세워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백신 글로벌 허브’의 입지를 다지면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지속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자체 발간한 ‘프리미엄 백신 개발전략(연구책임자: 정순규 책임연구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국가필수무료백신 외 영역에서 고품질·고부가가치를 꾀해야 한다는 의미다. 

    프리미엄 백신의 임상 단계별 R&D 비용을 확인하면 대체로 임상시험 비용은 임상 1상 0.12억 달러, 2상 0.87억 달러, 3상 17억 달러였고, 평균 18억 달러(2조5000억원)가 소요됐다.

    단계별 임상시험 소요 기간은 임상 1상 1.21년, 임상 2상 2.20년, 임상 3상 3.07년이 걸렸다. 임상시험 전체 기간은 약 6.51년이었다.
     
    프리미엄 백신들의 임상 3상 완료부터 최초 허가까지의 소요 기간은 약 1.46년이었다. 품목허가신청(BLA) 후 1~2년 사이 허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긴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으로) 프리미엄 백신 R&D 과정에서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의 주요 형태에는 M&A, 공동 연구, 조인트벤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백신 플랫폼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오랫동안 백신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이 프리미엄 백신 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새로운 백신 플랫폼 마련을 위해서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간 R&D 협력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백신산업이 글로벌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바이오전문인력 양성의 성공적 추진, 제조기술 혁신의 지원, 미국과 유럽 GMP 획득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이 선결과제로 꼽혔다.

    여기서 긍정적인 측면은 최근 우리나라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2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2)’을 통해 바이오인력 허브로 발돋움하겠다는 서울선언문이 채택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백신 개발과 정부의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백신을 포함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 미국·유럽 주도 프리미엄 백신 시장

    프리미엄 백신은 필수예방접종 백신보다 가격이 높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대상포진, 수막구균, 로타바이러스, 결핵(BCG, 경피용) 백신, 폐렴구균, 사람유두종바이러스, A형 간염 백신 등이 포함됐다. 

    폐렴구균 백신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 GSK의 ‘신플로릭스’, MSD의 ‘뉴모백스23’ 등이 있으며, 80%는 프리베나가 점유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에는 GSK의 ‘싱그릭스’, MSD의 ‘조스타박스’, 국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3가지가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의 90% 이상은 싱그릭스가 차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시판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GSK의 ‘서바릭스’, MSD의 ‘가다실’ 2종류인데, 가다실이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MSD의 ‘로타텍’과 GSK의 ‘로타릭스’ 두 가지가 있으며, 두 제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보고서는 “프리미엄 백신은 초기의 기초 연구들이 최종적으로 백신 개발로 이어졌다”며 “초기 단계의 연구 투자와 중개 연구, 그리고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지는 기술이전이 백신 개발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리지널 기업이 특허 만료에 따른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특허 획득, 다가 또는 혼합 백신 개발 등을 통해 특허권을 유지하는 에버그리닝 전략을 사용했다”며 “프리미엄 백신 개발 이후에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