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0시간 근무 보장에 교육적 목적 24시간 추가 방식"돈 많이 받는다" 욕먹지만 최저시급에 불과 박단 "무리한 요구 아냐 … 돌아갈 때 자부심 갖도록"
  •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대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이 복귀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주 40시간 근무를 하되 추가로 24시간 교육적 목적에 따른 근무를 보장하라는 수련환경 개선으로 좁혀진다. 주당 64시간이 보장될 때 소위 '의사 노예' 신분 탈피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1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정당한 근로환경이 만들어져야 전공의가 돌아가도 보람과 자부심으로 임하게 될 것"이라며 "근무시간 대비 최저 시급에 머무른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 입각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대화' 토론회에서 전공의를 대변하는 박단 위원장이 강조한 요구사항이다. 36시간 연속 근무라는 기형적 환경 속 폭력에 노출된 시간을 견디는 구조을 깨야만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지난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평균임금은 월 398만원으로 조사됐다. 그 역시 월급을 380~420만원 정도 받았다고 했다. 야간이나 휴일 가산을 제외하고 계산해도 시급은 1만1400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돈을 많이 버는 직군이라고 욕을 먹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간호사들과 비슷한 급여를 받고 있지만 근무 시간은 월등히 많다"며 "과도한 근무와 폭력에 시달려도 전공의 특별법 위반에 대한 조치는 과태료 5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본인의 SNS에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의 열악한 수련 과정에서 교수들 역시 방조한 상황이 있음을 드러내는 문장이었고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 맥락에서 동일한 문제를 짚었다. 지난 2015년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에 의한 주 80시간은 지켜지지 않고 평균 100시간을 상회하는 근무를 이어가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전공의 근무환경을 만들어 달라.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근무환경을 만들라"며 "교육적 목적을 위해 24시간 추가 한도를 넣어 총 64시간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해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전공의들은 그렇지 않다"며 "언젠가 수련병원으로 돌아간다고 할 때, 근무환경이 개선돼야만 한다. 그래야만 환자를 대하거나 수련에 임할 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14만명의 의사 중 1만명에 불과한 전공의들의 현장을 떠나 3.3조의 혈세를 투입해 대응한 것은 의료대란 사태의 본질이다. 그만큼 노동력 착취가 심각한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이다.

    2026년 증원 0명이라는 정부의 파격 선언에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도 꼽힌다. 젊은 의사들의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이를 계기로 복귀나 복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