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1.0%p 벌어져강달러 지속… 자본유출 우려24일 금통위 대응 주목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4% 시대를 열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잡기 위해 네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밟으면서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4.00%까지 치솟으며 한미간 금리격차는 1%p까지 벌어졌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기존 3.0~3.75%에서 3.75~4.0%로 껑충 올라섰다. 

    연준은 통화정책결정문에서 앞으로 금리인상에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나스닥은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연준은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시차, 경제 및 금융 발전을 고려할 것"이라며 "위험이 발생할 경우 적절하게 통화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사실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금리인상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였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올라 초유의 금리인상에도 고물가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9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오르묜서 40년 만의 최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5.1% 상승하고 노동 시장도 강세를 지속하면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국 기준금리(3.0%)와 비교해 양국 간 금리 격차는 0.75~1%p 벌어지게 됐다. 이러한 금리격차 수준은 지난 2018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강달러 현상은 더욱 지속되고 원화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더 높은 수익율을 따라 자금이 쏠려 국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또 원화약세는 수입 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확대할 수 있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달이 마지막이나, 미 연준은 12월에 한 차례 더 FOMC가 남아있다. 만일 한은 금통위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상을 확실시하고 있는 기류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인상 폭을 두고는 설왕설래가 오고간다. 한은이 금리역전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최근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정한 상황 등을 고려해 베이비스텝(0.25%p)으로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