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백화점·편의점 서비스 준비아이폰 사용자 기대감… NFC 보급률 10% 한계 삼성페이 서비스 확대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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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빠르면 이달 말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시범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인다. 그동안 삼성페이가 독식해 온 국내 오프라인 결제(터치결제) 시장 판도가 변화하는 것은 물론 갤럭시폰 사용자의 아이폰 이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 서비스를 잇따라 확대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와 애플페이 독점계약을 맺고 오는 30일부터 일부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시범서비스는 신세계백화점 및 편의점 등 일부 지점에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선 가맹점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설치돼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선 대부분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단말기를 이용하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이 어려웠다. 이에 현대카드는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과 계약을 맺고 NFC단말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애플페이 사용이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으나 NFC단말기 보급으로 애플페이 사용이 확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이며 이중 전자금융업자가 3013억원으로 49.6%, 휴대폰제조사가 1376억원으로 22% 수준을 차지한다.
휴대폰제조사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LG전자의 LG페이가 포함돼 있으나 LG페이 이용규모는 10%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삼성페이 독과점이 깨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삼성페이가 있으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서 갤럭시폰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아이폰 점유율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대카드와의 독점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사용을 요청하게 되면 점유율이 급속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 서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협력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운전면허증을 삼성페이에 등록해 실물 운전면허증 없이도 운전 자격이나 성인 여부 등을 간편하게 증명할 수 있다. 삼성페이 사용자는 공항, 영화관, 편의점 등에서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신원 확인과 성인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SKT와 협업해 현재 23개 혁신공유대학의 학생증을 삼성페이를 통해 발급 중이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삼성페이 앱의 '모바일 신분증'에서 '학생증 추가'를 선택하면 SKT 모바일지갑으로 자동 연결돼 학생증을 삼성페이에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NFC 단말기 한 대 가격이 15만~20만 원에 이르는 탓에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가맹점에 단말기 비용 60%를 프로모션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세웠지만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베이트' 위반에 저촉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여전법 제24조의2 제3항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와 밴사는 대형가맹점(연매출 3억원 초과)에 부당하게 보상금(리베이트)을 제공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번에 시범서비스를 나서는 곳은 이미 NFC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어 새 단말기 설치가 필요 없는 곳들이지만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페이의 경우 NFC 방식뿐 아니라 기존 가맹점에 깔려 있던 MST 단말기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면서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다른 간편결제 수단도 보편화됐고 많은 사람이 여기 익숙해진 상황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