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수해 지난 7월부로 폐업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적화장품 제조 시장 포화… 코로나에 악재 겹쳐
  • 화장품 시장이 고전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도 흔들리고 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 닫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불황, 출혈 경쟁 등으로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잇츠한불은 지난 7월부로 색조화장품 OEM·ODM 안느를 폐업했다. 안느는 잇츠한불이 지난 2018년 지분 100%를 100억원에 인수했다. 스킨케어 등 기초제품에 편중된 잇츠한불의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함이다. 더욱이 잇츠한불은 지난 2015년 애경그룹으로부터 더마 코스메틱 기업 네오팜을 인수해 캐시카우로 육성한 경험이 있었다.

    안느는 색조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와 함께 자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수 당시 매출 70억6900만원, 영업이익 4억3600만원을 각각 거둬들였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주요 고객사로 주요 생산 품목으로는 립류, 아이제품류, 베이스메이크업류 등이다.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안느의 매출은 2018년 26억, 2019년 58억원으로 상승하더니 2020년 40억원, 지난해 31억원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8년 3억원 2019년 4억원, 2020년 8억원, 지난해 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수 이후 손실만 누적해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당시의 기대와 달리 치열한 화장품 제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사업 철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몇 년 전 화장품 수출은 한류 붐과 K뷰티 브랜드의 영향 등으로 매년 급속 성장하면서 화장품 제조 시장도 주목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화장품 제조업체 수는 4071개소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후폭풍과 코로나19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2020년 5년 가까이 공을 들였던 화장품 제조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해 설립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터코스에 매각했다. 토니모리의 제조업 자회사 메가코스도 지난해 중국 화장품 공장을 매각하기로 했다.

    잇츠스킨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2019년 2026억원에서 2020년 1464억원, 지난해 1401억원으로 하락세다. 영업이익도 2019년 109억원에서 2020년 185억원의 손실을 보더니 지난해 37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안느를 폐업한 것이 맞다고 짧게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