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만에 외국인 순매도 전환하며 상승 탄력 줄어미-중 긴장 완화·외국인 차익 실현 영향"中경기침체·정책공백에 1분기까지는 차이나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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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런(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 반사이익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반등했던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관계 완화에 다시 투자금이 중국으로 재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받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는 차이나 런 효과가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872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건 7주 만이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매수 전환한 뒤 6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다. 

    2100선에서 단숨에 248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이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56% 하락한 2444.48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동안 코스피로 쏠린 외국인 자금은 차이나 런 수혜라는 분석이 많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체제 출범으로 중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대규모 자금이 대체 투자처를 찾아 국내 증시로 흘러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완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이 잡음 없이 이뤄졌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수칙을 다소 완화한 것도 중국 투심 개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중화권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홍콩항셍지수는 지난달 31일 연중 최저치인 1만4687.02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18일 1만7992.54까지 반등했다. 상해종합주가지수는 2893.48에서 3097.24, 선전 종합지수는 1만397.04에서 1만1180.43까지 회복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된 데는 반도체 감산에 따른 방어와 중국 정치 리스크 확대 등이 자리하고 있다"며 "정치 리스크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은 마무리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증시로 들어왔던 차이나 런 자금의 차익실현 영향도 받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이 저점 매수하며 지수 회복이 이뤄졌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역시 강한 반등 구간을 경험했으나 반작용 역시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장 참여자의 경계심을 자극한 상황"이라면서 "증시는 심리적·기술적 지표 관점에서 단기 과열 구간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이나 런 효과 약화로 당분간 코스피 조정 흐름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가의 탈중국 행렬이 단기 이례 현상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추세화되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받을 반사 수혜 정도는 기대와는 달리 제한적 수준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차이나 런 반사이익 효과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여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전히 중국 주요 경제지표 대부분은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 경제는 4분기 들어서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경기 둔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10월 지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 소매 판매의 경우 8월과 9월 각각 5.4%, 2.4%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10월에는 0.5% 감소세로 전환됐다. 10월이 국경절 연휴 특수가 있는 시기임을 고려하면 코로나 재확산 여파가 소비 경기를 급속히 냉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경기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 역할을 하는 부동산 경기 역시 반등기미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10월 주택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8.2%를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이전까지 신지도 체제 교체에 따른 정책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시진핑 집권 3기 체제 출범과 함께 확산하고 있는 차이나 런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