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 시장선점 주력바이든 정부, IRA 등 전기차 정책 지원… 트럼프와 대조적중국-유럽 시장 주춤 속 북미 시장 급성장 전망
  • ▲ ⓒ키움증권
    ▲ ⓒ키움증권
    북미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전망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잇따라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MOU(양해각서)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027년까지 연간 12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500km 주행 가능)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미국 생산 거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 시장은 거대한 잠재성을 내포한다. 최근 시장규모는 전 세계 2위이나 상대적으로 '전기차 침투율'(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던 미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입 여부가 기업 실적 성장을 판가름 지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은 '티핑 포인트'(급변점)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시장이 초반에는 점진적으로 크다가, 티핑 포인트를 지나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가 과거 지역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5% 수준을 넘어설 때 전기차 시장의 티핑 포인트였다. 현재 세계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85% 이상) 등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지난 8월 기준 미국 전기차 침투율은 약 7%를 나타내며, 막 5%를 넘어섰다. 티핑 포인트 원리에 따라 이제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한 것. 이와 달리 유럽과 중국은 각각 22%와 28%를 기록하는 등 이미 높은 수준을 보여 상승 기울기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은 내년 이후부터가 더 기대된다. 여태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이 클 수 없었던 것은 이전 트럼프 정부가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전기차에 대한 정책 지원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바이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일환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되면서 향후 10년간 전기차 침투율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2025년부터 발효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북미 전기차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내 배터리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USMCA에 따르면 북미향 자동차 수출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역내 생산 비중을 기존 62.5%에서 75%까지 상향해야 한다. 배터리의 현지 생산 필요성이 더욱 강화된다는 의미다.

    키움증권 권준수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은 현 수준에서 크게 하락 혹은 급등하기보다는 가격 안정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배터리 및 소재업체에 가장 큰 이슈가 원자재 가격이었다면, 내년 이후 최대 변수는 판매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