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위메이드] 전문가들 "가처분 승산 글쎄… 시장 침체 우려"

위믹스의 상장 폐지 결정 이후 위메이드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소송전에 나서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앞서 피카프로젝트가 업비트의 상장 폐지 결정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된 바 있고, 증권 시장을 기준으로 두고 봤을 때 주식 허위 보고라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번 사태가 전반적인 크립토 시장에 대해 더 이상 대마불사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28일 최 에반젤리스트는 “한국 프로젝트 중에서 위메이드는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가 결정되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그동안 위메이드가 보여준 여러 가지 불공정 거래 행위들에 대해 거래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임계치까지 왔다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믹스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이 적지 않음에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 학회장은 “최근 FTX 사태를 비롯해 거래소들이 굉장히 예민할 뿐만 아니라 금융위를 비롯한 정부의 눈치를 엄청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거래소들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상장 폐지 결정을 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블록체인 시장이 초기이고 여러 실험이 이뤄지는 단계인 상황에서 전체적인 흐름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물론, 위메이드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더 조심했어야 한다. 위믹스가 진짜 상장 폐지가 될만한 코인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위믹스의 공시물량과 유통물량 차이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결국 언젠가 가격 폭락)와 당장 상장 폐지로 위믹스 가격이 폭락해 다수의 홀더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적 손해와 비교했을 때 닥사는 (DAXA)는 잠재적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위메이드의 공시물량 관련 문제는 지난해 말에도 크게 문제가 제기됐었다. 올해 문제가 반복된 상황”이라며 “자중하지 않는 모습이 나온 만큼, 소송으로 가도 절대로 위메이드가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박 학회장은 “법조계에 계신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이번 사태를 증권시장의 잣대로 봤을 때 위메이드가 잘못된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결국 주식을 허위보고한 것이다. 증권시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블록체인 시장을 증권시장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판례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증권시장에 빗대어서 해석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구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상장 폐지로 판단한 근거(소비자 피해)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분석에 기반했는지 여부에 따라 소송 승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블록체인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위메이드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던 만큼, 비슷한 사업을 전개 중인 업체들에게도 단기적인 악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위메이드가 지금 처한 상황은 독자적인 돌발적 행위의 결괏값이기 때문에 전체 김치코인이나 알트코인의 가격을 끌어낸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메이드와 연관된 프로젝트를 비롯해 위메이드와 유사한 형태의 BM을 지닌 기업, 위메이드의 투자를 받았던 회사들에게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학회장 역시 “(루나·테라 사태 및 FTX 파산사태 등) 가뜩이나 얼어붙는 시장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