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에스피에스테이트 통해 민간 임대 아파트 분양해당회사, 오너일가 지분 100%의 가족 회사로 이뤄져 안정적 수익 가능… 신사업 성공시 경영능력도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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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6주년 맞는 삼표그룹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출사표를 던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삼표그룹의 이번 행보가 3세 경영 승계와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29일 재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부동산 전문 계열사인 에스피에스테이트(SP estate)를 통해 ‘힐스테이트 DMC역’ 분양에 나선다. 오는 30일까지 청약 접수를 진행하고 다음 달 2일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발표할 계획이다.회사는 그룹의 시멘트와 골재, 레미콘 등 건설소재분야 업계 1위인 노하우와 전문성을 접목시켜 차별화된 주거공간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삼표그룹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6년 골재 운수사업을 시작으로 레미콘, 골재 등 건설기초소재 기업으로 성장해온 삼표는 철도, 시멘트 등 관련 사업으로 진출하며 외형을 불려왔다. 다각화한 사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업종이 아닌 기존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부동산 개발업 진출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보여진다.이번 행보가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계열사인 에스피에스테이트가 오너일가의 가족회사라는 점에서 향후 지분율 확보 등 재원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에스피에스테이트는 옛 삼표에너지 부지(서울 은평구 증산동 223-15번지) 일대 개발을 위해 지난 2018년 설립된 회사다. 작년 말 기준 지분율을 보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50.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장남 정대현 삼표 신성장실장 25%, 차녀 정지윤씨 14.99%, 장녀 정지선씨 9.5% 순으로 오너일가가 지분율 100%를 갖고 있다.에스피에스테이트는 설립 5년 차임에도 불구, 별다른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매출은 정체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주는 등 외형이 축소돼왔다. 에스피에스테이트의 매출액은 2019년에서 지난해까지 840억원으로 동일했다. 해당 기간 영업익은 474억원에서 250억원, 129억원으로 3년 새 72.8% 줄었다. 순이익도 2019년 283억원에서 2020년 115억원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하지만 올해 6월 부동산 개발 전문가인 김한기 사장을 선임하며 본격 재정비에 나섰다. 김 사장은 1984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입사해 대림산업 대표이사 사장, 한국주택협회 회장, 보성산업 부회장, 한양 대표 등을 지낸 개발 분야 전문가다. 그는 에스피에스테이트 대표이사직과 함께 삼표산업의 사업개발 총괄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성수공장 부지 개발과 수색동 삼표그룹 신사옥 건립 등 대형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진다. 향후 에스피에스테이트의 역할이 확대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통상 부동산 개발사업은 리스크가 높지만 그만큼 수익성도 확보 할 수 있어 대표적인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로 꼽힌다. 일례로 에스피에스테이트가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DMC역’는 최대 10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한 일반 민간임대 아파트로 조성된다. 달리 말하면 10년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삼표그룹은 1947년생 76세 정도현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히 공고한 상태다. 그의 지주사 ㈜삼표의 지분율은 65.99%에 달한다. 반면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정대현 사장의 지분율은 11.34%에 불과하다. 정 사장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려면 점진적으로 지분율 끌어올려야 해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스피에스테이트가 안정적 재원 마련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또한 에스피에스테이트는 정대현 사장이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어 신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경우 경영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다.재계 관계자는 “(삼표그룹이) 성수공장 부지 개발과 수색동 신사옥 건립 등 적잖은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어 부동산 개발업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경영 승계를 위해 선제적으로 재원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