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주유소 총 23개소, 수도권 집중전국 주유소 재고, '휘발유 8일-경유 10일'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활용 등 '비상수송체계' 수립 절실
  • ▲ 화물연대 파업여파, 휘발유 품절. ⓒ연합뉴스
    ▲ 화물연대 파업여파, 휘발유 품절.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 여파가 정유업계까지 미치며 일선 주유소에서는 '기름 품절'이 속출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시 곧 '기름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품절 주유소는 총 23개소(휘발유 22개소, 경유 1개소)다. 지역별로는 서울 15개소, 경기 3개소, 인천 2개소, 충남 3개소로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다.

    통상 주유소들은 휘발유-경유를 각각 20만 리터씩 총 40만 리터를 비축해둔다. 이는 대략 2주 치 물량이지만 판매량이 많은 곳은 2~3일 만에 소진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품절 주유소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 재고의 경우 휘발유 8일분, 경유는 10일분 남았다.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오는 8일부터는 시내에서 휘발유를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 석유제품을 운반하는 탱크로리 기사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70% 수준이다. 특히 수요가 높은 수도권은 90%가량으로 기타 지역보다 높다. 수도권 운송은 사실상 아예 가로막혔다는 의미다. 

    충남 서산 대산공단 내 현대오일뱅크은 파업 첫날부터 하루 150∼200대가량의 탱크로리가 한대도 못 나가 석유류 운송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오늘부로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에 대해서는 군과 수협이 보유한 탱크로리 18대까지 동원되지만, 업계에서는 파업이 길어질수록 기름 대란은 결국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사전 파업 예고와 상반기 한 차례 파업의 경험을 토대로, 미리 물량을 대량으로 빼놔 공급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지만, 이것도 사실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산업부는 정유공장, 저유소 등 주요 거점별 입-출하 현황을 모니터링해 수송 차질이 우려되는 경우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등을 활용한 비상수송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반 서민들의 생활에 지대한 불편을 끼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며 "화물연대가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야 하며 필요시 시멘트 분야에 이어 정유 분야에도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