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원 사장 맡던 사업담당 조직 폐지… 솔리다임 CBO 역할 무게CEO 공백 새 리더 찾기 분주… 경영지원부문 IB 출신 사장 선임인수 직후 '낸드시장 수요 급락' 위기… 시너지 과제 시급
  •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겸 솔리다임 CBO ⓒSK하이닉스
    ▲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겸 솔리다임 CBO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2년차를 맞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은 낸드시장 위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경영진 공백까지 있는 상태라 SK하이닉스에서 이번 인수건을 추진했던 노종원 사장이 직접 솔리다임을 챙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전날 2023년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미국 솔리다임 최고사업책임자(CBO) 업무에 집중한다. 노 사장이 맡고 있던 사업담당 조직은 안전개발제조담당 조직과 함께 폐지됐다.

    이로써 노 사장은 한국과 미국 솔리다임을 오가며 낸드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방안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솔리다임에서도 CBO를 맡고 있는만큼 SK하이닉스에서 사업담당 조직을 이끌던 것과 비슷하게 전사 차원의 전략판을 짜는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노 사장은 현재 솔리다임이 인수 후 첫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시장 시황이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솔리다임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회계 기준으로 3분기 솔리다임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첫 합작품인 기업용 SSD(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 'P5530'이 출시되긴 했지만 아직까진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기존 SK하이닉스 낸드 사업과 제품군이나 시장, 경쟁우위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솔리다임이 출범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는 등 리더십 공백이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10월 솔리다임 출범과 함께 초대 CEO로 선임된 로버트 크룩이 후임자도 없는 상황에서 사임했는데 뒤이어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도 기술전문위원으로 물러나면서 우려를 키웠다.

    이후 솔리다임은 투자은행(IB)전문가를 신규 사장으로 선임해 새로 경영진을 조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존에 솔리다임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우디 영(Woody Young)이 경영지원 담당 사장으로 자리하면서 솔리다임이 본격적으로 인수 후 통합(PMI) 과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아직 CEO는 물색 중으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노 사장까지 본격적으로 솔리다임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SK하이닉스가 10조 원 가까이 들여 인수한 솔리다임이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되지 않게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솔리다임 인수와 맞물려 시기적으로 반도체 시장 다운 턴이 시작되면서 특히 낸드 분야가 직격탄을 맞아 타격이 컸지만 다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 인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도 "통합작업 이후 1~2년 내에는 낸드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이점이 훨씬 클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