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분 파업 이어 현대重도 파업 돌입노사 간 임금 인상폭 두고 입장차인력난 속 3년치 일감 쌓여…파업 시 생산 차질 우려
  • ▲ 지난 4월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열린 노조의 파업 모습. ⓒ연합뉴스
    ▲ 지난 4월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열린 노조의 파업 모습. ⓒ연합뉴스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물류난에 이어 노조 파업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노조와 사측이 임금 인상을 놓고 입장차가 첨예한 만큼 당분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지난달 30일부터 7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그룹 내 조선 3사의 공동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오는 6일 4시간 공동 파업, 7일 7시간 순환 파업을 예고했다. 이때까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3일부터 무기한 공동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파업에 나선 데는 임금·단체협약 교섭 진행 과정에서 사측과 임금 인상폭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임단협 교섭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기본급 8만원 인상 방안을 노조 측에 제안, 그 이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당초 노조는 사측에 임금 14만2300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최근 진행된 교섭에서 인상폭을 낮췄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달 21일 오후 4시간, 28일 7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6.4% 인상 ▲격려금 지급 ▲자기 계발 수당 지급 ▲국민연금제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올해 3분기 6278억원의 적자를 낸 데다 한화그룹이 인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측에서 노조가 만족할 정도의 처우 개선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에 이어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달성하며 3년치 이상 일감이 쌓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직 철강업계와 후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 대외적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겹칠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또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올해보다 37.1% 감소한 2200만CGT, 한국 조선사들의 내년 수주량은 850만 CGT로 올해보다 41.8% 줄어들 전망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인력이 빠듯해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파업까지 진행되면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노조와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합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