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조선업 자급자족' 확보 가능성 언급한화·HD현대, '마스가' 가속… 지분요구 우려 '당혹'"실현 가능성 낮지만 긴장 늦출 수 없어… 상황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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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P ⓒ연합뉴스
미국이 반도체 다음으로 조선업 지분확보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조선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미국이 인텔 사례처럼 조선업에서도 지원을 이유로 지분확보에 나설 경우 한국 기업의 투자나 경영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서다.업계에선 미국의 조선업 지분확보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다음으로 기업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조선업’을 지목했다.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텔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등 추가적인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엔비디아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논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조선업(shipbuilding)처럼 우리가 재편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는 있을 수 있다”면서 “이 산업들은 미국이 자급자족해야 하는 핵심 산업들”이라고 강조했다.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조선업에 대한 미 행정부의 지분확보 가능성은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맞닿아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우리 정부는 지난달 30일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마스가 관련 조선업에 특화해 투자하고, 나머지 2000억 달러는 반도체·원자력·배터리·바이오·핵심광물 등 첨단 및 전략 산업 분야에 투자 계획이다.조선업 분야 투자는 HD현대가 주도한다. HD현대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예정된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한화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에서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연간 1~1.5척 수준인 필리조선소 선박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한화오션(40%)과 한화시스템(60%)을 통해 약 1억 달러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한화와 HD현대의 한미 조선협력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의 조선업 지분확보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조선소는 군함과 같은 방산과 밀접해 미국이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 강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미국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인텔 지분 9.9%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인텔에 약속한 보조금 중 일부인 89억 달러(약 12조3000억원)가 이번 지분 인수에 사용됐다. 이에 앞서 인텔에 지급된 보조금 22억 달러(약 3조원)를 포함해 미국 정부는 인텔에 총 111억 달러(약 15조3000억원)를 쏟아부었다.미 정부는 반도체 과학법, 이른바 칩스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109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지분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에도 인텔과 같이 미국의 지분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내에 추가 투자를 약속한 기업에는 지분을 요구할 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며 삼성, SK 등 기업들도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한미 조선협력에선 미국이 한국에 손을 내민 상황이고, 마스가 프로젝트 논의에서도 지분 얘기는 없었으므로 미국이 이제 와 쉽게 지분을 요구하고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