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생존 위한 리뉴얼 나서신선식품·델리 메뉴 늘려… 수요 ↑"철저한 고객 중심 속 '한국'으로 차별화"
  •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전경ⓒ조현우 기자
    ▲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전경ⓒ조현우 기자
    “철저한 현지화 속에서도 ‘한국’의 느낌을 잃지 않은 것이 비결이다.”

    지난 7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LOTTE Mart Quận 7)에서 만난 조영준 베트남 법인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리뉴얼을 통해 현지 고객들의 좋은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흔들리며 유통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확산세가 심해지자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락다운’을 진행하기도 했다.
  • 조영준 법인장이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조영준 법인장이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롯데마트는 소비가 줄어들자 해당 기간 동안 내실을 다지기로 결정하고 락다운이 종료되자마자 본격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여행객 위주의 구성은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조영준 법인장은 “롯데마트 다낭점의 경우 관광지 한복판에 있다 보니 특히 피해가 컸다”면서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이에 맞춰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에 4곳을 이미 리뉴얼했으며, 푸토점 역시 매장 환경개선과 구색 정비를 위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오픈한 15호점 ‘빈점’은 신선식품 비중을 70%까지 늘렸다.
  •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1층에 위치한 델리 코너에서는 라면과 어묵 등을 판매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1층에 위치한 델리 코너에서는 라면과 어묵 등을 판매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롯데마트는 관광객들을 위해 1층에 마련했던 관광상품 매대를 2층으로 올렸다. 주류와 견과류·초콜릿·치약과 비식품을 빼고 1층을 델리와 신선식품 위주로 재정비한 것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한식·일식 등의 델리코너를 갖추고 카테고리를 넓혔다. 베트남의 경우 매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 않아 한국 떡볶이와 라면류 등의 소비도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조영준 법인장은 “델리의 경우 단가가 높고 수요가 많다”면서 “특히 김밥의 경우 한국 레시피를 그대로 들여와 판매하고, 잡채 등 다양화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푸토점에 FIL(Food Innnovation Lab)을 갖췄다. 강레오 셰프가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에 설치해 한식을 비롯한 자체 레시피를 개발하도록 한 곳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푸토점에서는 베이커리 델리 메뉴를 개발할 예정이다.

    조영준 법인장은 “롯데마트가 한국 기업인 것을 베트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100% 현지화가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필요한 부분은 철저하게 하되, ‘한국’을 기대하고 오는 소비자들을 위한 무언가를 갖추는 것이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 롯데마트 다낭점의 신선식품 코너ⓒ조현우 기자
    ▲ 롯데마트 다낭점의 신선식품 코너ⓒ조현우 기자
    베트남에서 코로나19 이후 가장 바뀐 것은 신선식품을 포함한 냉장·냉동 수요다. 락다운 겪으면서 저장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데다 고급 식재료에 대한 요구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쇼케이스를 기존 대비 확장하고, 상온과일과는 달리 신선채소들을 위한 쇼케이스를 고객들의 눈에 띄도록 마련했다. 리뉴얼 이후 고객이 늘어날 것과, 오프라인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구획을 과감하게 넓히고 고객 동선을 재배치했다.

    현재 롯데마트는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한국의 설)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체에서 선물세트가 판매되는 한국과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점포에서 일일이 과자·주류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만들어 진열하는 식이다.

    베트남의 뗏은 롯데마트 주류 1년 매출의 약 35%가 발생할 정도의 대목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고향으로 내려가지 못했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조영준 법인장이 매대에 진열 중인 '뗏' 상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조현우 기자
    ▲ 조영준 법인장이 매대에 진열 중인 '뗏' 상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조현우 기자
    여전히 ‘가성비’를 높게 여기는 소비 심리에 맞춰 PB상품을 3단계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PB브랜드를 ‘프리미엄’, ‘초이스엘’, ‘세이브’ 등 가격에 맞춰 3개 그레이드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롯데마트에서 PB는 1000여종을 갖추고 있으며 매출 비중은 약 13% 정도다.

    조 법인장은 “마트는 재래시장과는 확연히 달라야하고 상품구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게 차별성”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는 것과 깨끗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반응을 확인한 만큼 개선점을 보완해 리뉴얼을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현재 베트남 전체 15개점에서의 매출을 현재 두 배 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