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매스티지 브랜드 고객 선호 1위로 우뚝엔데믹 이후 소비 회복…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나의 브랜드다'로 느끼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 ▲ 서무열 아모레퍼시픽 베트남 법인장
    ▲ 서무열 아모레퍼시픽 베트남 법인장
    “베트남 여성들은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데 상당히 많은 정성과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만난 한 기업인의 말이다. 동남아의 무더위에도 하얀 피부를 위해 긴팔, 긴바지를 입고 다닐 정도라고 한다. 실제 베트남은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에 하나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21억1000만달러(약 2조4267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진출한 뷰티 기업 중에서 가장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곳 중 하나다. 이니스프리는 매스티지(masstige) 브랜드 중 고객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네즈도 베트남 MZ세대 고객들이 활발히 사용하는 플랫폼인 틱톡에서 뷰티 팔로워 수가 2위를 차지할 정도다. 설화수도 새로운 브랜드 앰버서더인 블랙핑크 로제로 인해 베트남 전국구 브랜드로 발돋움 중이다.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1층에 위치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정 중앙에 배치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서무열 아모레퍼시픽 베트남 법인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추가로 지난 10월에는 이너 뷰티 브랜드인 바이탈뷰티와 헤어 케어 브랜드 미장센을 새롭게 런칭해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베트남 법인은 올해에만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서 법인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베트남의 젊은 고객층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히 MZ세대 고객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 소통함으로써 우리 브랜드와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주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 카테고리는 더마코스메틱과 선케어다.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베트남에서는 야외 자외선 노출이나 매연으로 인해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야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민감성 피부로 간주하는 경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저자극 화장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더마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선케어 역시 꾸준히 인기가 높다.

    서 법인장은 “베트남 고객은 성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신제품을 볼 때 제품에 붙어있는 라벨을 먼저 확인해 제품의 효능을 인지한다”며 “자기 피부와의 적합성(Fitness)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제품 구매 전 샘플 사용이 많다”고 말했다. 

    제품 성분에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있으면 바로 미백과 피부 톤 개선 제품이라는 점을 인지할 정도로 성분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도 높은 편이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포인트에 대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실제 베트남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국가다. 인구가 약 1억명에 달하는 베트남은 중위 연령이 33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소비층이 두터운 시장이기도 하다. 최근 중산층이 급속도로 많아지며 시장의 미래 잠재력 역시 크다.
  • ▲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1층의 화장품 매장ⓒ강필성 기자
    ▲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1층의 화장품 매장ⓒ강필성 기자
    특히 ‘엔데믹’ 이후 리테일의 판도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채널이었던 원브랜드샵, 백화점, 로드샵 등은 정체되거나 하락세인 반면, 멀티브랜드샵이 약진하기 시작한 것. 향후 1~2년 안에 멀티브랜드샵 내에서도 이커머스의 라자다나 쇼피와 같이 독보적인 리테일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 법인장은 “베트남은 동남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수의 화장품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국가”라며 “수많은 뷰티 브랜드가 범람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우리가 비교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넘어 감성적 가치를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를 ‘나의 브랜드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호치민과 하노이를 넘어 베트남 전역에서 사랑받는 ‘National Company & National Brand’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