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할부금리 최고 20% 수준까지 치솟아소비자 발길 끊기며 시세도 하락세 이어져1월 현대차·기아 인증 중고차 시범판매 개시
  • ▲ 고금리로 중고차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변화가 예상된다 ⓒ뉴데일리DB
    ▲ 고금리로 중고차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변화가 예상된다 ⓒ뉴데일리DB
    고공행진하는 금리에 중고차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임박하면서 판도 변화가 일어날지 이목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할부 금리는(NICE 신용점수 801~900점, 36개월 기준) 19%대까지 치솟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고 19.5%, 케이카캐피탈, 하나캐피탈은 최고 19.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계치까지 올라간 셈이다.

    같은 조건에서의 전 분기 평균 금리를 살펴보더라도 웰컴저축은행 17.36%, 현대캐피탈 12.24%, KB캐피탈 12.24% 등으로 10%대를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10% 대인 신차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신차의 담보 가치가 중고차 보다 높을 뿐 아니라, 통상 할부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캐피탈사 사이에 딜러의 중개 등이 이뤄지면서 부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고차 금융 부담이 가파르게 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한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 자릿수 금리를 안내했는데 몇 달 새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한때 신차를 웃돌았던 중고차 가격도 하락세다.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에 따르면(2018년형, 10만km 미만 기준) 12월 제네시스 G80 시세는 전월 대비 8.8%, 현대차 그랜저 IG는 7.8% 떨어졌다. 기아의 쏘렌토와 K7의 시세도 각각 7.2%, 8.4%씩 하락했다. 이밖에 수입차 브랜드도 대부분 시세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그룹이 인증 중고차 사업을 본격 가동하면서 얼어붙은 중고차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금융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의 연계가 가능한 만큼, 다른 중고차 매매업체와 비교해 여신 부분에 있어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200여개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5년·10만km 이내의 검증된 자사 차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사업자의 보호를 위해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사업 개시 시점을 내년 5월로 연기한 바 있다. 다만,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5000대 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를 허용했다.

    이에 현대차는 내년 1월 경상남도 양산시에 인증 중고차 전용 서비스센터인 ‘하이테크’를 연다는 계획이다. 기아도 ▲중고차 성능·상태 진단과 ▲상품화, ▲품질인증, ▲전시·시승 등의 고객체험을 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시설 ‘리컨디셔닝센터(가칭)’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제조사의 직접 판매가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기존 중고차 업계의 긴장감도 적지 않다. 특히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할부 금융의 경쟁력이 예상되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회 관계자는 “현재 중고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라면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영향이 있겠지만 금융 상품쪽에서도 대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