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떨어졌지만 경유 역전 오히려 심화돼쏘렌토,카니발,싼타페 경유 판매비중 급감수입차도 판매량 감소, 경유 라인업 방출도
  • ▲ 경유 역전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디젤차량의 판매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경유 역전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디젤차량의 판매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뉴데일리DB
    경유 가격이 휘발윳값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내 디젤차 판매량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부 브랜드들은 디젤 차량 라인업 축소에 나서는 모양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유가가 고점을 찍은 지난 6월부터 경유 역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주유소의 평균 경유 판매가격은 ℓ당 2089.03원으로 2084.00원이었던 휘발윳값을 올해 처음 역전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휘발윳값이 경윳값보다 ℓ당 210원 더 비쌌지만, 경유의 오름세가 점점 더 가팔라져서다.

    최근 수 개월 간 휘발유, 경우 가격 모두 전반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지만, 경유 역전 현상은 오히려 더 심화하고 있다. 지난 6월 ℓ당 5원에 불과했던 경유와 휘발윳값 격차는 지난 11월까지 220원까지 벌어졌다. 경유차의 큰 메리트로 꼽힌 유지비용의 경쟁력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유의 경제성이 약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도 디젤 차량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기아 쏘렌토의 전체 판매량 중 디젤 모델 비중은 12.0%로 35.0%였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도 7446대로 2만2727대였던 지난해 11월 누적 판매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기아 카니발 디젤 모델 역시 지난해 11월 누적 전체 판매량 중 75.5%를 차지하며 압도적 비중을 보였지만 올해는 52.9%로 가솔린 모델 비중(47.1%)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현대차의 대표 SUV인 싼타페도 마찬가지다. 싼타페는 지난해 11월까지 경유 41.3%, 휘발유 38.3%, 하이브리드 20.4% 순으로 디젤 모델 비중이 가장 컸던 모델이다. 그러나 1년 만에 순위가 완전히 뒤집혔다. 올해 11월 누적 기준 하이브리드 47.5%, 가솔린 27.3%, 경유 25.2% 순으로 디젤 모델이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디젤 모델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상항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수입 디젤 차량 판매량은 3만43대로 전년동기(3만4886대) 대비 13.8% 감소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쉐보레와 마세라티는 지난해까지는 국내에서 각각 529대, 75대의 디젤 모델을 판매했지만 이후 디젤 모델을 단종시키면서 올해 판매량은 전무한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요가 악화하면서 수요가 몰리는 친환경차나 가솔린 모델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유 역전 현상이 향후 자동차 시장의 본격적인 '탈 디젤'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업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디젤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면서 "최근 완성차 브랜드의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친환경 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현재의 경유 역전현상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에도 디젤 차량의 부활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