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상승 인한 타격 본격화낮은 이자마진과 대손비용 부담에 휘청커지는 중·저신용자 대출 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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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지난해 치솟는 조달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조달금리가 연초의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마진이 줄어 영업조차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올해부터 금리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될 우려가 높은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 대응 능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조933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0.7%감소)이다.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3603억원으로 6% 늘어났다.

    수수료 인하와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 악재가 즐비했음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 증가세가 한몫했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새해가 밝지는 않다. 우선 지난해 초 1.0%였던 기준금리는 3.25%까지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는 4.5%까지 오른 상태인데다 새해에도 한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신규 대출이 줄어들고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카드사는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기에, 대출 사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은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금리도 올라서,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캐피탈사도 마찬가지다. 금리상승이 지속되면 캐피탈사는 낮은 이자마진과 대손비용 부담 누적에 휘청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캐피탈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늘렸던 부동산금융 부실화 우려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되면 유동성 문제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캐피탈사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만기가 도래한 차입부채의 차환 발행을 포기하고 기존에 보유한 자금을 쪼개 충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조달금리 상승은 수익성의 문제지만 유동성 위기는 생존의 문제"라며 "금리 상승기 차환 발행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더라도 충분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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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이 급증했지만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20%) 규제에 묶여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마저 20% 이상 줄었고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곳도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부터 대형 저축은행들이 일부 대출에 대한 신규 접수를 중단하고 있다. 조달금리가 연초의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마진이 줄어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저신용자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신용점수 700점대(700점 이상 800점 미만) 차주의 대출 잔액은 2021년 16조7503억원에서 지난해 6월 17조6116억원, 9월엔 18조634억원까지 늘었다.

    600점대(600점 이상 700점 미만) 차주의 신용대출 잔액 역시 같은 기간 6조5754억원에서 7조1240억원으로 증가했다. 300점대(300점 이상 400점 미만) 차주의 대출은 1조4959억원에서 1조6454억원으로 불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차주들의 채무 상환 능력은 약해져 연체율이 늘어날 수박에 없다"면서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도 나빠지면서 올 한해 일부 저축은행들은 존폐에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