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속도조절 기대감·경기침체 우려감 공존실적 하향 전망 중…고용지표로 침체 수준 가늠당분간 특정테마 중소형주 위주 종목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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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부진했던 코스피가 새해 '1월 효과'로 상승할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코스피는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과 경기침체 우려감이 부딪치며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경기침체 수준을 가늠할 지표가 될 미국 12월 고용지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2236.40포인트로 연초 2988.77포인트에서 1년 새 24.8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767조원으로 436조원(19.8%) 감소했다.  

    새해가 밝았지만 시장의 전망은 우호적이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짓누르고 있어서다.

    경기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1월 효과에 대한 낙관론에도 힘이 빠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 이코노미스트 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올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상했다. 6개월 전 조사에서의 경기 침체 전망(30% 확률)보다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특히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전망치는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도 154조9000억원으로, 6월보다 13.3% 감소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해가 밝았지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기둔화 우려가 팽배해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며 "역실적 장세의 정점을 지나는 구간이므로 '매수하고 기다리는'(Buy&Hold) 전략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트레이딩을 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시점"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1월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올해 2월 또는 3월일 가능성이 높아지면 금리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경우 이달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과거 데이터를 보면 1월 효과가 나타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1월 코스피는 2001년부터 13차례 오르고 평균 수익률 0.9%를 기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은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향후 금리의 상방보다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구간이라면 1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과 경기침체 우려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연초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태도와 물가 정점 통과에 따른 안도감 사이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시장은 오는 6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의 12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침체 여부 판단 때 국내총생산(GDP)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표가 고용(실업률)이다. 고용과 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매수세 실종, 추가 하방 우려가 작용하는 모습"이라면서 "미국 12월 고용지표의 중요도가 높아진 가운데 연초 저점 매수 유입 여부도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연초에는 기업들의 이익 저점이 확인되지 않는 만큼 각각의 테마에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인 기간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다"며 "스마트그리드·미디어·콘텐츠를 비롯해 건설·방산·원전 등 해외 수주 분야가 정책 가시성이 높고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유망 테마"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