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정유사업, 美 등 횡재세 부과 석유기업과 달라횡재세 논란 속 '과도한 기업 옥죄기'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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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이번 4분기 반등에 이어 올 새해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횡재세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이에 횡재세 논의 열기가 정유사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의 정상적 경제활동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횡재세란 높은 국제유가에 따라 정유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수익(횡재)을 거뒀기 때문에 이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환급 조치하는 것을 말한다.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지난달 29일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등 이익이 많이 발생한 기업에 대한 초과 소득세, 이른바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주 내용은 과세표준 30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에 대해 해당 사업연도의 총소득금액이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 소득금액을 20% 이상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서 20%의 법인세를 부과해 추가로 과세하는 것이다.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이번 4분기(작년 10월~12월)부터 다시 반등할 기미가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28%가량 증가한 90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은 70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앞서 지난해 정유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자,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곧바로 횡재세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국내 정유4사의 지난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12조3200억원에 육박한다. 전년 영업이익이 7조원인데, 반년 만에 전년 총 실적보다 2배가량 높은 성과를 거둔 것. 기업별로 ▲SK이노베이션 4조6822억원 ▲GS칼텍스가 4조309억원 ▲에쓰오일(S-OIL) 3조5656억원 ▲현대오일뱅크가 2조7700억원 순이다.이러한 호실적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석유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했고, 코로나19 봉쇄 해제로 경기가 활성화되며 석유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정제마진은 6월 넷째 주 배럴당 29.5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을 말한다. 통상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 달러다.그러던 중 고환율 등 경기침체 속 정유 4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7355억원으로 2분기보다 4배 정도 급감하자 논의가 잠잠해졌다.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손실을 입을 때는 지원은 따로 없는 상황"이라며 "한발 물러섰다가 이슈를 다시 띄우는 것 자체가 기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이어 "특정 업계를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기업들에 적용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유업종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차별적이며 포퓰리즘적인 행태"라고 부연했다.실제 일부 국가는 이미 횡재세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달부터 2028년 3월까지 석유 및 가스 회사의 이익에 대한 추가 과세 세율을 종전 25%에서 35%로 올리기로 했다. 스페인과 독일등도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다만 국가마다 정유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영국 등 기업이 원유를 직접 시추하고 되파는 업스트림 구조라면,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와 가공해 되파는 다운스트림 구조이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전자는 원유 시추 비용은 그대로나 유가 상승에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이윤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후자는 원가 상승분을 그대로 떠안는다.한편 올해 정유업황에 대한 전망은 밝다.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정제마진은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대체에너지원인 원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근래 유럽은 중동과 미국으로부터 디젤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