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년만에 분기 영업익 5조 밑돌아반도체 한파 속 낸드사업 적자전환 전망도LG전자, 원재료·물류비 압박 'H&A 실적'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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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연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력 사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6일 삼성전자는 2022년 매출 301조7700억원, 영업이익 43조3700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93% 증가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4조3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여 만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반도체 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메모리 의 경우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하며 4분기 구매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또 재고 증가에 따라 메모리 가격 하락 폭도 당초 전망보다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우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TV와 가전 등 세트사업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며 실적 하락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대와 달리 한 자리 중반 감소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두 자리 하락이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4분기 MX 매출은 2022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마진도 한 자릿수 중후반 수준까지 악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전업계 1위 LG전자도 가전사업의 부진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LG전자도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83조4695억원, 영업이익 3조5472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하며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2.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2% 급락한 655억원에 불과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밑돈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4년 만이다.

    LG전자의 실적 악화도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의 부진 여파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최근 원재료 구매가격 상승, 해상운임 등 물류비 상승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정 유통 재고 수준 관리를 위한 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었다.

    LG전자 측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가전수요 감소 및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수익성은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중 적자전환한 TV사업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수기 프리미엄 TV 판매가 둔화되면서 매출은 줄고, 적자 규모는 증가했다.

    다만 전장사업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 후 3개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연간 기준 첫 흑자전환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LG전자의 미래성장동력인 VS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안정적인 주문 물량 유지 및 주요 원재료에 대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4분기 실적 둔화는 생활가전 비수기, 유통재고 관리를 위한 마케팅비 집행, 경쟁심화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다만 VS사업은 연말 기준 수주잔고 80조원 확보가 예상됨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