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기업대출 잔액 1년새 67.8조 ↑, 회사채 냉각탓기업들, 경기침체+금리인상 겹쳐 이자부담 가중우리은행, 신성장기업영업본부 신설… 유망기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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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고금리가 겹친 글로벌 복합 불확실성에 빠진 은행권이 올해 성장 동력으로 기관과 기업에 대한 영업 강화를 꼽았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쪼그라든 가계대출 대신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려 신성장기업에 대한 영업을 확대한다는 의도다.  

    기업들 역시 자금조달처로 얼어붙은 채권시장보다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터라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기업대출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703조7268억원으로 전년말보다 67조839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692조5335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반면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16조5194억원 줄어 2003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19년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신년맞이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등 기업금융에 힘을 실었다. 

    기업금융 강자로 불리는 우리은행은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신성장기업 발굴 전담 조직인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올해 신설했다.

    에너지, 화학·신소재, 첨단제조·자동화 분야 등 성장성이 유망한 기업 발굴을 통해 은행 성장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포부다.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외에도 기업컨설팅과 제휴를 통해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금융·비금융 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술력을 보유했으나 신용도가 낮은 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증기관 출연 확대, 신성장기업 우대 상품 출시, 벤처기업 성장단계별 투자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며 “전국에 있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에 대한 다이렉트 마케팅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기관영업본부'를 신설해 영업 추진 동력을 강화키로 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와 법원 공탁금 보관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예대마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지역 기반 영업조직으로 전환을 통해 기존 충청 외에 중앙·영남·호남영업그룹을  분리 신설했다. 본점도 기관영업 확장을 위해 기관사업본부와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각각 기관영업그룹과 금융기관영업부로 격상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 대출금은 지난해에만 174조8000억원 증가하며 사상 처음 1800조원을 돌파했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었고, 채권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은행대출에 몰려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5.7%로 2021년 말(35.5%)보다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로, 잠재적인 부실기업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역시 지난해 부실 징후 기업으로 지정된 곳은 185개사(대기업 2곳, 중소기업 183곳)로 전년 대비 25개사(15.6%)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