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우리금융, 27일 대추위 개최…행장 선임 절차 개시대체로 실적은 합격점… 내부통제 이슈는 마이너스 요인엇갈린 행장 운명, 국민‧하나‧신한은행장 무난한 연임 예상조병규 우리은행장, 횡령 등 내부통제 실패에 연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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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주요 시중 은행장들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은행장들의 연임을 가를 최대 변수로는 단연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이슈다.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장은 내부통제 실패 등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의 국내 계열사 총 63곳 가운데 CEO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는 곳은 42곳이다. 5대 은행장은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주 회장 중에선 NH농협금융만 올해 연말 임기를 마친다. 

    ◇신한 10일 자경위 개최… KB‧우리금융 27일 CEO 선임 절차 돌입

    KB금융그룹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KB금융의 전체 11개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 증권, 라이프생명, 데이터시스템 등 5개 CEO(최고경영자)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이 위원회에서 면접과 심사, 추천 등을 거쳐 낙점하는 최종 후보는 각 계열사별 대표후보추천위원회의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재근 행장이 이미 1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번에도 연임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다.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 판매 배상과 100억원대 배임 사고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으로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경영승계계획에 맞춰 자회사 대표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자경위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자회사 12개 대표에 대한 승계 절차도 개시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끈 정상혁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차기 행장 등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우리금융은 14개 계열사 중 은행, 카드, 캐피탈 등 7곳의 대표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직원 횡령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진 터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리딩뱅크를 이끈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석준 농협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경우 교체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농협금융은 10개 계열사 중 지주, 은행, 생명, 자산운용 등 6개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석준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농협은행에선 올해 들어 네 차례나 임직원 횡령 사고가 있었고, 강 회장이 “중대 사고와 관련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언급했던 만큼 이석용 행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연임 변수 ‘내부통제’… 임종룡 회장‧조병규 행장 직격탄 

    은행장 연임과 교체를 가르는 핵심 가늠쇠는 내부통제 이슈다. 역대급 '이자따먹기' 등으로 시중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올들어 배임과 횡령 등 굵직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내부통제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은행별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내부통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대 부당 대출과 1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등으로 임 회장과 조 행장이 당국으로부터 노골적인 '저격'을 받아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에서 불거진 부당대출과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을 언급하며, 우리금융 이사회에 공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한 고강도 정기검사를 예고하면서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임 회장과 조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오는 24일부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사전검사에 돌입하는데 이번 검사에서부터 내부통제 항목의 배점이 세 배 가까이 높아진다. 

    금감원이 우리은행 횡령과 부당대출의 원인을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이라고 판단한다면 이 항목의 점수가 떨어지면서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게 될 경우 신사업 인허가, 자회사 출자 등에 대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임 회장과 조 행장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임 회장도 "수사 결과에 따라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겸허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장 다음달 열리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우리은행의 현 경영진에 대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바라고 있고,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우리금융 이사회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당장 오는 27일 열리는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이사진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