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과장급,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 개입 혐의 구속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혹 관련 국조실 감찰 진행 신뢰성 추락한 조직 뒤숭숭... 한 위원장 거취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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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실무 과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로 조직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13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를 낮추도록 유도한 혐의와 관련해 방통위 차모 과장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차모 과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방통위 양모 국장의 구속 영장은 기각됐다.이들은 2020년 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방송정책 부서에 근무하면서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가 재승인 기준을 넘기자 심사위원에게 평가점수를 알려주고 점수표 수정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과 공모해 재승인 심사위원을 임의로 배정했다는 의혹을 받는 방통위 이모 정책위원도 소환할 방침이다.한 위원장은 재승인 권한을 이용한 '방송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방통위 감사를 통해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정황을 발견했다. 감사 자료를 이첩받은 검찰은 같은해 9월, 11월, 12월 방통위를 3차례 압수수색하며 수사해 왔다.국무조정실 역시 방통위의 공영방송(KBS, EBS, MBC) 이사 선임 의혹과 관련해 감찰에 들어간 상태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사진 선임의 추천권 및 임명권을 갖고 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2018년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 관련 자료를 요구해 제출받은 상태다.한 위원장은 2019년 9월 임기를 시작, 2020년 7월 한 차례 연임하며 4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경력 허위 기재-누락 ▲음주운전 ▲논문 표절 ▲변호사 겸직 위반 ▲농지법 위반 등 각종 의혹들이 도마위에 올랐다.국민의힘 등 여당은 한 위원장이 전 정권의 알박기 인사에 불과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해 왔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고 버티기에 들어가며 현 정부와 대치 국면에 들어갔다. 결국 한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에 방통위 조직이 흔들리면서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비판이 나온다.방통위 내부적으로도 조직의 존폐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연루된 실무급 책임자들이 빠지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이 국무회의와 업무보고 등에서 배제되면서 정책 동력도 실종된 상태다. 오는 3월부터는 상임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리더십 공백도 불가피하다.방통위 한 직원은 "이번 수사 결과로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규제 업무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직원들이 한 위원장의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