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조 넘게 불어채권 발행 어려워져영업자산 회수 장기화… 유동성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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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단기자금 조달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상환이 겹칠 경우 카드사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들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단기 조달 비중은 평균 6.8%로 집계됐다. 이 지표는 카드사의 차입금에서 발행 만기가 1년 이내의 짧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카드사들의 단기 조달 비중은 ▲하나카드 11.5% ▲KB국민카드 9.7% ▲우리카드 9.4% ▲롯데카드 7.2% 등의 순으로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차입금 가운데 만기 1년 이내 비중은 ▲하나카드 87.4% ▲KB국민카드 86.2% ▲신한카드 79.9% ▲삼성카드 77.8% ▲롯데카드 77.0% ▲우리카드 68.9% ▲현대카드 63.3% 등으로 치솟는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채 발행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업계가 상대적으로 조달금리 부담이 적은 단기자금 조달 비중을 확대한 영향이다.
실제 카드사들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최근 한 해 동안에만 2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카드사 전체의 만기 1년 이내 차입금은 같은 기간 대비 31.8% 늘면서 총 10조379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차입부채가 단기화되는 반면 영업자산 회수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리스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박한 유동성 이슈가 발생하면 부채 상환을 위해 보유자산을 회수해야 하는데 자산과 부채의 회수 기간 차이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금융에 집중된 카드업계 할부금융업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긴 편이다. 자동차 금융은 통상 카드결제금 등 카드자산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되지만 투자금이 오랜 기간 묶여 있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할부자산 등 카드자산외 여신성자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조달구조는 단기화되고 있어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금리가 급등하면서 만기도래 채권을 차환하는데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