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모, 전무 승진 9개월 만에 부사장 승진올해 초, 홀딩스 지분 매입 나서… 11.92%로 2대 주주LX벤처스 등 CVC 설립 주목… 상호 가등기 오는 4월 만료
  •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의 장남 구형모 부사장의 경영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 부사장이 연초부터 LX홀딩스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5일 LX홀딩스 주식 3536주를 단가 8197원에 장내 매수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11.92%(926만9748주)다. 구 회장(19.9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율이다. 구 회장과 구 부사장의 지분율은 31.91%다.

    구 회장은 2021년 12월 LG그룹과의 지분정리 후 구 부사장과 장녀 구연제 씨에게 각각 LX홀딩스 주식 850만 주, 650만 주를 증여한 바 있다. 

    구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짧은 시간 내에 그룹의 주요 위치로 올라 섬과 동시에 집중 매수에 나서며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6차례, 10월 10차례 등 두 달 동안 총 16차례에 걸쳐 LX홀딩스 주식 16만1910주를 사들였다. 당시 매입단가는 8182~8282원 사이다.

    단시간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구 부사장의 목적은 승계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구 부사장은 지난 연말, 3월 전무 승진에 이어 8개월 여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LX MDI 각자 대표를 맡았다. 그룹 출범 이후 초고속 승진을 한데다가 그룹 전략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 

    LX MDI는 그룹 자회사들의 경영 컨설팅, IT·업무 인프라 혁신, 미래 인재 육성, 사업 리스크 예방 관리 등 LX그룹 핵심 인프라 역할을 부여 받았다.

    재계는 LX그룹의 CVC 설립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 LX홀딩스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 사업목적 상 금융업을 추가했다. 이어 4월에는 LX벤처스라는 상호에 대한 가등기를 신청했다.

    상호 가등기는 변경 예정인 상호를 미리 등록하는 것으로, LX벤처스의 본등기 기한은 오는 4월로 알려졌다. 다만 가등기 연장 기한은 최대 2년으로 LX홀딩스는 최대 내년 4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CVC 설립 시점이나 상호명 확정 역시 모두 정해진 바 없다"며 "현재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계는 그룹의 씽크탱크를 담당하는 구 부사장이 CVC까지 담당하게 된다면 그룹의 미래를 담당하는 방향에 있어 일치한다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MDI와 CVC 모두 그룹 미래 투자 등으로 명분을 쌓고 매끄럽게 승계받는 그림이 예상된다"고 전했다.